오랜 침묵을 깨듯
어둠인 아침을 맞이합니다.
내 몸이 기억하는 1년 전 겨울
내 마음에 새겨진 1년 전 겨울 아침
내 머리에 각인된 1년 전 겨울 아침 하늘
그것은 어둠입니다
그것을 애써 찾으려고 나선 것은 아닙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났고
더 자고 싶었던 몸이 잠들지 않았고
창밖 어둠이 손짓하는 대로 마음이 움직였을 뿐
애써 무엇을 하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니었습니다.
무작정 옷을 입고
무작정 현관문을 열고
무작정 엘레베이터를 타고
무작정 나옵니다. 세상으로!
그러니 반가운 어둠이
환하게 웃습니다.
이제야 왔냐며
잊은 줄 알았다며 웃습니다.
이제라도 와서 좋다며
환하게 웃습니다.
그리고 담으러 갑니다.
사랑에 빠진 첫사랑 순정남처럼
동백을 만나러 갑니다.
걷다보니 보이는 화살표.
어느샌가 필이는
화살표의 반대방향을 걷고 있습니다.
하나, 두울, 세엣, 네엣.
화살표를 거꾸로 거꾸로
거슬러 갈 때마다 느껴지는 희열.
재밌습니다.
남들은 다 앞으로 가라 하는데
직진 직진 직진 직진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그런데 필이는
거꾸로 거꾸로 거꾸로 거꾸로
반대로 반대로 반대로 반대로
걷습니다.
그래야 만날 수 있는
동백이 있기에
그래야 만날 수 있는
어린꽃봉오리가 있기에
필이는 거꾸로 걷습니다.
남들이 가지 말라며 말리는 길이라도
거꾸로 가야 만날 수 있다면
거꾸로 가는 것이 나의 길이라면
기꺼이 거꾸로 갈 것입니다.
오늘 아침,
어둠인 아침이 깨우쳐준
진리입니다.
^^*
내가 옳다고 믿는 길을
당당히 가라고!
그 길이 남들이 가지 말라는
거꾸로의 길이라도!!
오필리아처럼~
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