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내 삶의 책임을 타인에게 묻다

by 필이

"니가 의지가 약하다고?"



오랜만에,

아주아주 오랜만에

어릴 적 친구를 만납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한 친구는

세월이 지나 만나도 어색함이 없습니다.


할말을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이 필요없습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만함이

둘 사이에 흐릅니다.


그게 오랜 친구입니다.


올해 초입니다.

몇 년만에 어릴 적 친구를 만납니다.


고향으로

눈 시술받으러 가게 되어 연락했더니

선뜻 만나러 와준 친구입니다.


"니, 뭐 먹을래? 여기 베트남 쌀국수집 유명한 데가 있거든. 거기 가까? 평일 점심에는 먹을 생각도 못하는 데다. 사람이 많아가. 오늘은 토요일이니깐 괜찮을 거다. 아니면, 이태리 피자 먹으러 가까? 화덕에서 직접 굽는 유명한 곳이다. 어디로 가꼬?"


친구는 시골에 살면서

평소 못 먹어 봤을 곳을

선택지로 줍니다.


베트남 쌀국수집으로 갑니다.


맛있는 음식과 오랜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은 서로의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서로 살아온 시간만큼,

연락 못하고 살아온 세월만큼,

궁금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어느덧 이야기는

저의 블로그 생활에서

미라클모닝로 흐릅니다.


미라클모닝 백일을 넘겼다고

자랑도 합니다.


"단톡방에? 단톡방에 일어나는 걸 인증한다고?"


친구는 미라클모닝을 하며

단톡방에 인증한다는 게

신기한가 봅니다.


"내가 의지가 약하잖아. 혼자 하면 제대로 못할 거다. 백일이 뭐고. 벌써 그만 뒀을 거다."


"니가 의지가 약하다고? 아닌데? 니 의지 강한데?"


"?????"


"아이다. 니 의지 강하다. 하고자 하는 게 있으면 하고 마는 아다."


"!!!!!!!"


친구는

단톡방에 인증하는 게

신기한 게 아니라,


제가 단톡방에 인증하면서까지

미라클모닝 한다는 게

이상했던가 봅니다.


아!


나를 기억하는 오랜 친구는

제가 의지가 강하다고 합니다.


하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해내고 마는 아이라고 합니다.


스스로를 의지가 약하다고 정해두고

그 속에 가둬두고 살았나 봅니다.


스스로가 혼자서는 못할 거라고 단정짓고

그 속에 꽁꽁 숨어 있었나 봅니다.


블로그를 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말의 힘을 알았지만

그때뿐입니다.


블로그를 하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확언입니다.


말대로 된다고 합니다.


스스로를

'의지약한 사람'으로 규정해놓고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한 채로!


내 삶을

다른이에게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한 채!!


스스로를 사랑한다

스스로를 믿는다


하면서 실상은

남에게 의지한 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오십이 훌쩍 넘어도

의지하고 싶은 이것은.


결국 내 삶에,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것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내 삶의 책임을 내가 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묻는 것과 같습니다.


오랜 친구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필이는 의지가 강한 아이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하고 마는 아이입니다.


친구의 기억 속에 있는

어린 필이를 만나는 순간입니다.


오십이 넘어

남에게 의지하며 살고 있는

어른 필이가 부끄러워집니다.


어린 필이를 되찾아야겠습니다.


친구의 이 말이

어린 필이를 깨웠던 것일까요?


필이는 지금 독립하여

스스로 미라클모닝을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미라클필이'가 되어

자신이 정한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흔들림이 있을 때마다

생각합니다.


친구가 깨워준 어린 필이를!



스스로를 의지가 약하다고
정해놓고 사는 삶은
결국 타인에 의해
끌려다니는 삶을 살게 된다.

-필이의 개똥철학1-



남에게 의지하며 사는 삶이
과연 자신의 삶인가

-필이의 개똥철학2-


오필리아처럼

필이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