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에세이] 영원한 내 편 따위!

by 필이


"결혼하면 영원한 내 편이 생기는 줄 알았어."


드라마의 대사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어느 상황에서 누가 한 말인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말은 필이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니

머릿속이 아닙니다.


머리 속을 감싸고 있는

두꺼운 두개골에 새겨져 버린 모양입니다.


얼마나 깊이 새겨진 건지

몇 십 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이 말만은 기억에 남습니다.


드라마 내용도

어떤 상황에서 한 말인지도 다 잊어버린 채

오직 이 말만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결혼이라는 것!

영원한 내 편이 생긴다는 것!


'그림의 떡'처럼

쳐다만 보던 시절이었던가 봅니다.


침을 질질 흘리며

내것이 되지 못하는 그것에 목매어


간절히 가지고 싶다 소망하던

어린 시절이었나 봅니다.


하늘의 별도

우주의 달도


핸드폰으로 담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내 편만큼은

영원한 내 편만큼은


그 무엇으로도

담을 수 없는 세상인가 봅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필이에게만

그런 건 아닌가 두려워집니다.


모두가

영원한 자신의 편을 가졌다며

웃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오직 필이 혼자만

영원한 내 편이 없어

홀로 울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결혼이라는 것!

영원한 내 편이 생긴다는 것!


하늘의 별보다도

우주의 달보다도


더 먼 이야기입니다.

이룰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영원한 내 편 따위

필요없다 소리칩니다.


어차피 세상은 혼자 사는 거라

우겨봅니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그럼에도


누군가는 다가와

"네 편이 되어 줄게."

손내밀어 주면 좋겠습니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그럼에도


언젠가는 필이에게

영원한 편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필이는

어린 아이인가 봅니다.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른 아이인가 봅니다.





오필리아처럼~

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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