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네 번째 편지를 쓴다.
일주일이 벌써 지나고
이주일이 다 되어 간다는 말이겠지?
세월이 빠르다.
이런 말을 하면 너 또
엄마 늙었다고 할 거지?
늙어서 그렇다고!
요녀석!
ㅋㅋㅋㅋㅋ
엄마는 너의 장난이 좋다.
그저께였나?
너 아령 5kg짜리 택배 왔잖아.
그 크기가 어마어마 해서
집 안 무너지겠냐고 했더니
너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니?
엄마가 굴리면 무너진다고!
ㅋㅋㅋㅋㅋ
아령 무게가 너무 무거워
집 내려앉는다고 했더니
엄마 배 무게보다 적다고!
아니,
이 글을 쓰다보니 괘씸한 걸?
이노무짜쓱!
엄마를 놀리고 말이야.
그런데 말이다.
그 날 왜 그렇게 웃음이 났을까?
너의 그 말이 뭐가 웃기다고
엄마는 그렇게나 웃었을까?
사실은 아이야,
지금도 웃기단다.
너의 말을 떠올리며
지금도 엄마 입가는 위로 쭉 올라가 있다.
오늘도 웃었다.
너의 장난끼 가득한 말이
엄마를 웃게 한다.
글로 너무 짧게 표현하다보니
니가 엄마를 심하게 놀린 것 같아 보이는구나.
그건
엄마의 문장력이 부족해서다.
앞 뒤 다 자르고
그 부분만 전해서 그렇다고 변명해본다.
재밌다.
너의 장난이.
그런데 말이다.
아이야,
어제 저녁에는 엄마가 미안했다.
면접 준비로 주문한 옷이 왔잖아.
너는 설레면서 그걸 입어봤는데
엄마가 너무 말을 잘라서 했다.
더워 보인다고.
털이 있어서 답답해 보인다고.
엄마가 면접관이면
점수를 안 줄 것 같다고.
지금 생각해도 너무 심한 말이었다.
왜 그랬을까?
우리가 사는 곳이 남쪽이어서인지
아직 엄마나 너나 반팔차림이잖아?
그 위에 가볍게
얇은 겉옷을 입을 때도 있고.
반팔에 겉옷을 입고 벗고
한다는 말이다.
날씨가 추웠다 더웠다 하는 탓이다.
윗쪽 지방에 사는 분들은
제법 두꺼워보이는 옷을
입고 있기도 하더구나.
아무튼
너에게 말을 너무 심하게 했다.
말을 단적으로 해버렸다.
좀 더 좋게 이야기를 해도 되었을텐데
풀 죽은 모습으로
옷을 벗는 네 모습이 지금도 눈에 보인다.
그제서야
엄마가 말을 심하게 했다는 걸 알았지.
면접에 필요한 옷을
엄마가 사줘도 모자랄 판에
너 스스로 다 알아보고
구입한 것인데 말이다.
면접에 관련한
영상이니 자료니
너가 다 찾아봤잖아.
깔끔한 셔츠에
얇은 니트를 입으면 좋겠다고
그것에 맞게 옷을 구입한 너인데.
그걸 엄마가
심한 말로 기를 죽였으니…….
벗은 옷을 반품할 거라며
너는 택배 포장을 하더구나.
엄마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더라.
지울 수 있으면
조금 전에 한 말을 다 지워버리고 싶었다.
다행인 건지
오늘 아침은 무척 추웠다.
이른 아침 산책에
담요를 누르고 갔는데도
추위에 떨다가 왔단다.
바람과 함께 춤추는 빗방울에
몸이 젖으며 담요는 제 구실을 못했지.
거기에 서도님을 보니
제법 옷이 두껍더구나.
물론,
서도님 인스타에서 본 모습이다.
너가 깨자마자
엄마가 그 말을 했다.
산책에서 추웠던 거랑
서도님 옷차림이랑.
그러면서 말했다.
위쪽은 많이 추울지도 모르겠다고.
너가 면접하러 서울에 갈 때는
이 옷을 입어도 추울지도 모르겠다고.
넌
"그렇게 추워?"
한마디 하더구나.
다행이다 안도했단다.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니
택배 포장을 풀어놓은 걸 봤다.
그제야 엄마는 안심했단다.
그래도
지워지지는 않겠지.
말이란 것이
입에서 나와버리면
다시 주워담을 수 없는 것이니.
미안하다. 아이야,
기껏 면접 준비로 신경 쓴 너에게
기를 꺾는 말을 해서.
엄마가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더워보이긴 했지만
그걸 그렇게 말을 해서는 안되었다.
진심 사과한다.
미안하다.
오늘 편지는
너에게 미안한 걸로 끝을 맺는다.
아들아,
잘 자라.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하고
우리 내일 또 행복하게 만나자!
사랑한다.
예쁜 내 새끼~^^*
2025년 10월 14일
늦은 10시 11분
서도님이 출연한
싱어게인4 첫방송하는 날.
곧 방송이다.
엄마 무지하게 떨리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