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지영님 May 16. 2017

준이는 해결사

"엄마, 내가 도와줄게"

애*팡을 열심히 하던 때가 있었다.

열심히 하다보니 하트가 모자르곤 했는데.


"엄마, 게임 안 해?"

"으응, 하트가 없어서 못 해."

그러자, 준이가 깜짝 놀라며

"그래서 슬퍼?"하고 물었다.

뭐 그렇게 게임을 하지 않으면 못 견딜 정도는 아니기에

"아니, 꼭 그렇지는 않아."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요 녀석.

내 말은 듣지 않은 듯

굳이 양 주먹을 꼭 쥐고는 정의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엄마 내가 도와줄게."


요 녀석 뭐하려고 저러나 싶어 지켜보니  

아빠에게 전화를 하더니 다짜고짜

"아빠, 엄마한테 하트 보내!"라고 자기 할말만 말하고 끊었다.

그리고 마치 임무를 완수한 듯 영웅의 표정으로  

"엄마, 이제 괜찮아."라고 나를 꼭 안고는 안심시켰다.  


일방적인 준이의 전화를 받고는 깜짝 놀란 신랑.

전화해서는 무슨 일이냐며 놀라 물었고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자 신랑이 껄껄 웃으며

"뭔가 자기가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나보네."

신랑은 아들의 멋진 사람 놀이에 발맞추기 위해 애*팡을 가입하고 하트를 보냈다.


"엄마, 하트 왔어?"

"응, 준이 덕에 아빠가 보냈어."

"그래서 행복해졌어?"

"응. 고마워."

"엄마, 하트 없으며 내가 또 도와줄게."

그 후로 신랑은 준이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하트를 보냈다.


준이 5살 때의 이야기이다.


 

 

 

작가의 이전글 그렇게... 엄마가 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