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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지영님 Jul 05. 2017

아이의 생일

너의 생일은 엄마에게도 매우 소중한 날이란다  

아이의 생일이었다. 
생일 전날 밤, 절친 '린'에게 전화가 왔다.  

애들이 무슨 통화를 할까 싶어 옆에서 엿들었다. 


"어, 무슨 일이야?" 

"내일 내 생일이냐고?" 

"억, 내 생일인 거 어떻게 알았어? 응. 응" 

"생일 선물?" 

린이가 생일 선물을 주겠다는 거 같았다. 

그러자, 준이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사양할게." 

"생일 선물 안 받는다고." 

"내가 내일 학교 끝나고 엄마랑 어딜가야해서 바쁘거든." 

"생일 선물 받을 시간이 없어." 

"바빠서 그래. 미안한데 마음만 받을 게." 

"바빠서 안 돼. 응. 응."

"그럼, 편지 줘. 편지는 받을 수 있어." 


옆에서 듣자니 어의가 없었다. 

어쩜 저리도 생일 선물 거절을 당당하게 하는지. 


전화를 끊은 아이에게 왜 생일 선물을 사양했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당연한 표정을 지으며 

"내일은 바쁘잖아. 근데 편지도 괜찮지 않아?"라고 했다. 

한 편으로 린이가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린이는 뭐래?" 

"응? 그럼 내일 편지 준데." 

사실, 생일을 앞두고 생일 파티 여부를 두고 고민을 했었다. 
주변의 친구들이 생일 파티를 하는 모습을 본 아이가 자신의 생일에도 친구를 초대해서 생일 파티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일 파티를 해야 하나?'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에는 생일 파티를 하지 않고 아이와 함께 가고 싶어하는 곳에 가기로 결심했다. 


나는 출산을 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고통'을 느꼈고, 평생에 처음으로 '해냈다'는 가장 큰 성취감을 맛보았다. 

또 태어난 아이의 모습에 벅찬 감동과 함께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큰 행복과 사랑을 느꼈다. 

평생에 잊지 못할 기억들... 

그렇게 아이의 생일은 아이 못지 않게 나에게도 매우 중요한 날이다. 

이런 마음에 아이의 생일에는 아이와 함께 소소하지만 작은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 


"준아, 미안한데. 생일파티는 안할거야. 아빠는 출장 중이라 어쩔 수 없고. 

대신 엄마와 함께 네가 제일 가고 싶은 곳에 가자. 

네 생일은 나에게도 중요한 날이거든. 너를 처음 만난 행복한 날이잖아."

다행히 아이는 고맙게도 욕심일지 모르는 내 기분을 이해하는 듯 흔쾌히 허락했다. 


"아, 내 생일은 엄마에게도 소중한 날이구나. 좋아."  


"그나저나 준아. 너 생일에는 어디 가고 싶어?" 

"당연히 내가 존경하는 샌드박스 사무실이지." 

"거기 그냥 사무실이라 들어가면 안될텐데. 도티님이나 잠뜰님은 당연히 못 볼거고. 그런데도 괜찮아?" 

"응. 그냥 그 앞까지만 가도 괜찮아. 안 들어가도 돼." 

"그래, 그럼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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