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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지영님 Jul 08. 2017

행복한 아이

네가  행복한 아이라서 다행이다. 

얼마전, 누군가가 물었다. 
행복하냐고. 
막상 그 질문을 받으니 선듯 대답이 나오질 않았다. 
나쁘지는 않고. 
좋긴한데. 
그럼 행복한건가? 


그날 밤, 아이에게 물었다. 


"넌, 행복하니?"

생각해보면 처음으로 물어보는 거 같았다. 
'행복해야 해, 행복하자, 사랑해.
좋니? 즐겁니? 어떠니? 슬프니? 
요런 얘기나 질문은 많이 했지만 
정작 "행복하니?"라고는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거 같다. 

어쩌면 내가 행복에 대해 확실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여하튼. 
나의 이런 질문에. 
복잡한 생각하기 싫어서 회피할 줄 알았는데, 아이는 의외로 진지하게 대답을 했다. 

"엄마, 나는 가끔 슬프거나 속상할 때가 있어. 하지만 난 금방 잊어버려.

왜냐면 난 행복한 아이거든." 

자신은 행복한 아이라서 
슬픈 일이나 힘든 일은 금방 잊어버린다는 아이의 말. 

슬픈 일이나 힘든 일을 금방 잊어버려서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한 아이라서 금방 잊는다는 말이다. 
"네가 행복한 아이라서 다행이다." 

"응! 나 좋겠지?" 

아이가 환히 웃었다. 

 
어느 연예인이 이런 말을 했다.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즐거워졌다'는


그래, 
이젠 나도 당당히 말하리라. 
행복하다고. 

그렇게 행복해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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