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행복한 아이라서 다행이다.
얼마전, 누군가가 물었다.
행복하냐고.
막상 그 질문을 받으니 선듯 대답이 나오질 않았다.
나쁘지는 않고.
좋긴한데.
그럼 행복한건가?
그날 밤, 아이에게 물었다.
생각해보면 처음으로 물어보는 거 같았다.
'행복해야 해, 행복하자, 사랑해.
좋니? 즐겁니? 어떠니? 슬프니?
요런 얘기나 질문은 많이 했지만
정작 "행복하니?"라고는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거 같다.
어쩌면 내가 행복에 대해 확실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여하튼.
나의 이런 질문에.
복잡한 생각하기 싫어서 회피할 줄 알았는데, 아이는 의외로 진지하게 대답을 했다.
"엄마, 나는 가끔 슬프거나 속상할 때가 있어. 하지만 난 금방 잊어버려.
왜냐면 난 행복한 아이거든."
자신은 행복한 아이라서
슬픈 일이나 힘든 일은 금방 잊어버린다는 아이의 말.
슬픈 일이나 힘든 일을 금방 잊어버려서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한 아이라서 금방 잊는다는 말이다.
"네가 행복한 아이라서 다행이다."
"응! 나 좋겠지?"
아이가 환히 웃었다.
어느 연예인이 이런 말을 했다.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즐거워졌다'는.
그래,
이젠 나도 당당히 말하리라.
행복하다고.
그렇게 행복해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