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밟았다. 더 신나게, 더 과감히
하루종일 눈이 내렸다.
“그쳤나? 안 그쳤네 “ 혼자 중얼거리다가
단풍잎 위에 눈이 쌓여 올라가져 있는 걸 보니 마치
연어 초밥과 계란 초밥을 뒤집어놓은 것 같다며
동심으로 돌아가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
11월의 첫눈이 이 정도로 많이 오다니.
‘멋진 설경을 그저 집에서만 구경할 순 없지!’
엄마에게 부랴부랴 아기를 맡기고 단디 챙겨 입고
설레는 맘으로 나갔다.
아파트 단지 내 꼬맹이들이 질세라
여기저기 눈사람을 만들어놓았더라.
덕분에 얼굴은 차가운데 마음은 따끈.
‘나도 어릴 때 눈이 오면 그 위에 누워보기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괜스레 더 감성적인 오늘.
눈 내린 날 아빠가 찍어줬던 어릴 적 사진들을 다시금 기억해 본다.
차가운 겨울날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어른이라면 꽤나 행복한 상태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