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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윙클, Twinkle <2>

눈을 밟았다. 더 신나게, 더 과감히

by Soy


하루종일 눈이 내렸다.

“그쳤나? 안 그쳤네 “ 혼자 중얼거리다가

단풍잎 위에 눈이 쌓여 올라가져 있는 걸 보니 마치

연어 초밥과 계란 초밥을 뒤집어놓은 것 같다며

동심으로 돌아가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

11월의 첫눈이 이 정도로 많이 오다니.


‘멋진 설경을 그저 집에서만 구경할 순 없지!’

엄마에게 부랴부랴 아기를 맡기고 단디 챙겨 입고

설레는 맘으로 나갔다.

아파트 단지 내 꼬맹이들이 질세라

여기저기 눈사람을 만들어놓았더라.

덕분에 얼굴은 차가운데 마음은 따끈.


‘나도 어릴 때 눈이 오면 그 위에 누워보기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괜스레 더 감성적인 오늘.

눈 내린 날 아빠가 찍어줬던 어릴 적 사진들을 다시금 기억해 본다.


차가운 겨울날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어른이라면 꽤나 행복한 상태인 것.

눈사람인가 눈토끼인가. 너도 행복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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