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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서소시
Feb 22. 2024
만나고 싶지 않아!
반갑지 않은 너..
"
잠시만~~ 잠시 나가도 될까? 여기 너무 답답해
!
시원한
바람도
쐬고
따뜻
한
햇빛
도
느끼
고.. 그럼 너무 좋겠는데..
"
"
아냐 아냐.
. 그냥
그곳
에 있어. 네가 나오면.. 사실 솔직히.. 네가 반갑지 않아
!"
"
너무해
!
나도 너인걸.. 네 맘도 이해는 되는데.. 나도 너야
!
"
꽁꽁 묻어두었던
아픈
기억들이 자꾸만 비집고 올라온다.
털어내고 비워내지 못했던 상처받은
기억들을
묻어뒀더니
응어리져
여기저기
돌부리가
되었다. 그 돌부리에 살짝
걸렸을
뿐인데 벌러덩 나자빠져 버렸다. 이때인가 보다 하고 봉인된 기억들이
나 여기 있소 하며 쏟아져 나온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아프기만 한 기억들..
살면서
안 힘든 사람이 있을까..
감당하기 힘든
인생의
여러
고비들을
겪으며 상처투성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을까..
누구
할 것 없이 외롭고 저마다의
아픔이
있는 걸..
이런 말들을
위로랍시고
되뇌이면
서..
직면할 용기도 훌훌 털어버릴 씩씩함도 없기에.. 방법을 몰라
그저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
두었는데..
그리고는
잊은
듯.. 일어나지 않은 일인 듯
그렇게
나를 속이며
살았
는데.. 가끔씩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불쑥불쑥
봉인해
두었
던
마음 한켠의
출입구 버튼이 눌러진다.
누르고
덮어두었던
시간이
오래기에 희미해질 만도 할 텐데..
한번 열린 문으로
삐져나오는
기억들은
눌려있
던 힘만큼의 반작용으로 더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그래서인지 더
아프기만 하다.
"
그것 봐.. 아파! 너무 아파!!
그냥 거기 있어 주면
안 될까?
난
아직 널 만나면 너무 힘들어.. "
"
있지..
난 저 안에서 숨도 못 쉬고 내 존재를 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한참을 웅크리고 있어.. 이렇게 덮어둔다고 내가 갑자기 다른 모습이 되거나 희미해지진 않아..
많이 다쳐서 생긴
상처는 그냥 덮어두면 나을 수
없단다
.
약도 발라주고
호호 아프지 말라고 불어도 주고..
괜찮은지 자꾸
살펴
봐줘야 해.. 그래야 단단한 딱지도
생기
고
나을 기회를 가진다고..
그냥 덮어만 뒀는데 어떻게 나아?
내가 옅어지고
작아지
려면..
저 안에 숨어서는 불가능해.. "
아픈 기억들을 봉인할 때마다.. 생각했었다.
이 상처들을 덮어두면.. 아무도 모르게 꽁꽁 싸매고 모르는 척 외면하면 저절로 잊어질까 하고.. 시간이란 마법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다들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던데..
그런데.. 그런데..
그저 덮어만 두었던 아픈
기억들
은 아주 가끔 불시에 만나는데도 생생하게
되살아
나 나를 마구 찔러댄다. 시간의 힘으로 해결될 일이 아닌가 보다.
"
너도 그 안에서 여전히 많이 아프구나.. 그런데
아직은 너를 만나 많이 아팠냐고.. 지금은 어떠냐고 호호 불어줄 힘이 없어.. 그냥 네 존재를 아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프거든.. "
내 안에 꽁꽁 숨긴 아픈 너를..
언젠가는 마주하고서 단단한 딱지가 생길 수 있게 약도 발라주고 괜찮다고 안아줘야 할 텐데.. 외면하기는 방법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또
도망가기를
택하게 돼..
"
조금만 더 시간을 주렴..
대신
숨어 있는 너에게 창을 하나 만들어 줄게..
아주아주
조그마한 걸로.. 바람도
들어가고
햇빛도 들어가게..
아픈 네가 거기 있다는 걸 외면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야.. 지금 당장 좋아질 거란 약속은 못하지만.. 너를 만나러 갈게.. 어느 날에.. "
"
그리고
아픈 너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꼭 말해주고 싶어.. 숨어서 웅크리고 있게 해서 미안해..
내 안에 따뜻함이 가득 채워지는 어느 날에 너를
만나면
구겨진 옷 멋들어지게 다려내듯이.. 그렇게 활짝
펴지
게 해 줄게.. "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놀라지
마시길
.
.
상처받은
아픈 기억들을
훌훌 털어내지 못하고 그저
덮어두는
편입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
꽁꽁
숨겨두었던
아픈
기억들이
불쑥 터져 나온 날.. 그 아픔과 대면할 용기는 없지만.. 여전히 아픈 마음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그저 덮어두고 외면한다고 나아지진 않네요.. 숨어 있어야만 했던 아픈
마음
에게 따뜻함 하나 선물하러 가야겠습니다..
반창고 하나 챙겨 들고..
맛있는 걸 먹으러 갈까요.. 행복해지는 음악을 들을까요..
충전이
필요한 지금입니다..
(Photo by Milada Vigerov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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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기억의밤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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