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명: 피망 츠쿠네와 무스테이크

11.03.2025

by ㅇㅅ
image.png 손을 맞춰가며 이뤄낸 요리. 대화하며 복합적인 요리를 하는 시간은 참 소중하다.

월요일이 코 앞인 일요일 아침, 허기를 달래줄 시리얼을 먹으며 늘 보는 냉부. 어느날, 일식 셰프가 스치듯 말한 피망 츠쿠네에 꽂혔다. 피망에 넣은 고기 완자를 구운 후 간장에 조리는게 딱 내 취향이었다. 몇 주동안 간직한 사이, 흑백 요리사에 탑승한 친구가 “우리 무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한마디에 슬립오버 저녁 메뉴로 그 두 개를 정했다.


금요일 밤, 주방에서 분주한 친구와 나. 옆에서 닭 허벅지 살을 열심히 다지는 친구의 손이 믿음직스럽고 고마워서 몇 초 정도 빤히 쳐다보고 피망을 자르다가 또 쳐다보았다. 공식적인 무스테이크 요리법이 없어 몇 명의 추측 영상들을 같이 보며 무의 두께가 얼마나 되어야할지 참 고민이 많았다. ‘스테이크처럼 두꺼우면 맛있겠지?’ 하며 내 욕심의 두께만큼 자른 무는 푹 담궈지지 않은 채로 육수가 없어질 때까지 조렸지만 결국 설 익었다. 들기름 소스도 만만치 않았다. 최강록 솊의 몽글몽글한 질감을 따라 묵 전분을 넣었지만 이건 묵도 아니고 소스도 아니고…친구와 나에게 혼란스러움을 안겨준 점성의 무언가였다.


그렇게 겨우 완성된 피망 츠쿠네와 무스테이크 그리고 들기름 소스. 탱글한 닭고기 완자 속에 친구의 정성이 느껴져 맛있게 먹었다. 이븐하게 익지 않은 무를 맛있다며 계속 잘라 먹는 친구의 모습을 보니 고마웠고 ‘우리 다시 한번 더 해보자!’를 기약했다. 조금은 어설펐지만 어려운 요리도 같이 하니 따뜻했고 행복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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