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윤
최근 작품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와중에 금호미술관에서 진행된 강철규, 이해반, 송승준 작가의 전시가 눈에 들어왔다. 2025년 03월 21일부터 04월 27일까지 진행된 2025 금호영아티스트 1부는 작가들이 설정한 확고한 세계관이 인상적이다. 그중 가상 스토리 중심으로 전시하는 송승준 작가의 전시 연출이 개성 있게 다가왔다.
지하에서 전시 중인 송승준 작가의 《폴리네이터 The Pollinator》는 영화적 요소가 가득한 전시였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시각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전시장에 어울리는 노래가 함께 울렸다. 첫 번째 작품으로 스토리가 적힌 책자가 있었다. 이 작품 〈어느 프록시마인의 에세이〉는 가상의 인물이 남긴 사변적 에세이이다. 책자가 놓인 구조물과 함께 전시된 〈PRF 물푸레나무로 만든 검은 스탠딩 테이블〉은 높은 구조물로, 기둥 같은 형상인데 그 끝에 놓인 구조물이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닿을 수 없는 존재라는 게 느껴진다. 높은 구조물을 보기 위해 고개를 위로 들어 보게 되는데 마치 자연의 압도감과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사운드부터 이어 스토리 책자, 스토리의 배경이 되는 전시 작품들까지 동선부터 확실한 이 전시는 영화 같은 느낌을 준다. 가상 세계관을 확립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끼는데 자칫 집중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한 공간을 종합예술로 이루면서 관객이 더 깊게 작가가 만든 세계로 몰입하게 만든 것 같다.
미술은 평면에서, 혹은 순수 미술 안에서만 갇혀 있는 게 아니라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많은 종류의 작업들이 저마다 다른 관심사를 가진 관객의 감각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단면적인 작품보다 작업의 몰입을 돕고 설득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술의 장르를 구분 짓지 않고 경계를 넘나들다 보면 더욱 발전하는 예술 세계가 탄생할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