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조은비

by 마실 MaSill

최근 한 무인 사진관의 수조 컨셉 부스가 SNS를 통해 화제가 되었다. 카메라 앞에 실제 물고기가 헤엄치는 수조가 있고, 그 앞에 서서 사진을 남기는 방식이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특별한 사진을 건질 수 있다는 이유로 1시간씩 대기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수조의 관리자가 존재하지 않고 사람들로 붐비는 공간에서 물고기는 스트레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며, 오로지 사진만을 위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활용된다는 측면에서 동물 학대라고 보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리움 미술관에서 개최된 피에르 위그의 개인전 《리미널》(2025.02.27. – 2025.07.06.)에서도 동물 학대의 가능성이 우려된다. 본 전시에서는 작가의 수족관 시리즈 총 3개가 전시되었다, 투구게와 화살게, 아네모네가 살고 있는 〈캄브리아기 대폭발 16〉, 조각품을 집으로 짊어진 소라게와 화살게가 살고 있는 〈주드람 4〉, 테르라가 살고 있는 〈주기적 딜레마〉가 그 작품이다.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생태적 환경을 제안하’(1)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살아 있는 환경’(2)을 만들고자 했다. 공존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이다. 과연 인간이 아닌 그들도 이 전시를 ‘공존’이라고 생각할까? 작가가 미술관에 펼쳐놓은 새로운 생태적 환경을 그들도 환영할까? 전시장 특성상 큰 소음은 발생하지 않지만, 긴 전시 기간 동안 외부 충격이나 인공 빛에 의한 스트레스는 누적될 것이라 예상한다. 매일 제대로 된 관리가 잘 이루어지는지도 미지수이다.


계속해서 변화한다는 의미로 생물을 사용하겠다는 의도는 이해된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제작한 영상 작품 〈리미널, Liminal〉과 〈카마타〉와 같은 형태로도 가능하지 않았을지 의문이 든다. 매체의 다양성의 문제가 있다면, 〈카마타〉에 등장하는 로봇을 실제로 제작했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또 하나의 작품〈휴먼 마스크〉는 실제 후쿠시마의 원숭이에게 가발과 가면, 옷을 입히고 영상을 촬영했다. 굳이 동물에게 직접적으로 해가 가는 방향이었어야만 했을까? 작가가 인간의 이익을 목적으로 생물을 가벼이 여긴 것은 아닐지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이 전시를 보면서도 계속 들었기에, 작가의 의도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큰 전시였다.


미래에는 더더욱 인간과 비인간이 복합적으로 연결되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럴수록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인간 중심적 사고는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로 남겨두어야 한다. 그 어떠한 예술이 있기 이전에 먼저 자연이 존재했다. 앞으로의 그 어떠한 예술도 자연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이 세계에 진정으로 ‘공존’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이룩하기를 바란다



(1) 리움 미술관 《리미널》 전시 서문

(2) 리움 미술관 《리미널》 전시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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