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연
피에르 위그의 전시 《리미널》은 단순한 예술 작품을 넘어, 인간의 관점에서 벗어나 비인간과 기계의 시각을 통해 현실을 재구성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 전시는 관람객에게 이질감과 불쾌감을 동반하는 감각적 충격을 안겨주며, 특히 그 속에서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계를 탐구하면서 현실과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작업에 대한 인식을 강하게 남긴다. 위그가 제시하는 ‘리미널’은 그저 예술적 실험을 넘어, 진짜 존재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생명체와 같은 존재들을 통해, 관람객이 새로운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보도록 강요한다.
특히, <리미널>의 얼굴 없는 인간 형상이나 <카마타>의 신비로운 의식처럼, 인간의 신체를 벗어나 존재하는 형태들이 마치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 존재들이 전시 공간에서 움직이며, 환경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그들이 단순한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진짜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으며, 이 불쾌감은 자연스럽게 이질감으로 다가왔다. 그들이 ‘생명’과 ‘기계’의 경계에 존재하며, 인간의 경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존재로 자리 잡는 과정은 상상 이상의 현실감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 전시가 담고 있는 불확실성과 혼돈을 경험하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느껴졌다. 위그의 작업은 예측 불가능한 세계를 제시하고, 다양한 생명체와 기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현실을 탐구하는 실험적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그 실험이 과연 우리가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세계가 단순히 꿈의 실현, 또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불확실한 실험으로 남을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예술적 탐구로서의 혁신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현실의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시각도 필요하다.
위그는 인간과 비인간, 기계와 생명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존의 형태와 사고를 넘어서 새로운 존재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 또는 현실 속에서 그 상상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불확실성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 경험이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피에르 위그의 전시 《리미널》은 예술적으로 혁신적이고,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다시 한번 성찰하게 만드는 중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그 실험적 접근이 꿈과 같은 상상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현실로 확장되기 위한 진지한 탐구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함께 제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