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역사는 거대함과 사소함을 동반한다. 얼마 전 공석이 된 대통령의 자리는 한국 현대사의 큰 한 줄기이며, 방금 먹은 라면 따위의 종류는 현대사의 정말 사소한 부분이다. 얼마 전 재밌는 글을 봤다. 미국의 역사는 비교적 짧아서 주요 사건이 일어날 당시 옆을 지나가던 여성의 쇼핑백의 색을 맞추는 시험까지 나올 정도였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말 함축적인 역사만 마주한다. 지식의 선택권이 있는 누군가가 정한 거시적 기록들보다 조그마한 흔적들은 간질거린다. 물론 그 무게감은 비슷하다. 임민옥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 그러하다.
임민욱 작가의 개인전 《하이퍼 옐로우》(2025.2.28.–4.20., 일민미술관)는 작가의 10년 만의 미술관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의 전시는 한국 현대사의 트라우마와 기억을 탐구하는 시적이고 은유적인 접근 방식을 가진다. 일민미술관 전시 서문에 인용된 그의 말은 이렇다. “매체와 도구를 선택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붓을 드는 것은 아닌가, 사진기를 드는 것은 아닌가, 사람 말을 듣는 것은 아닌가, 내가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은 아닌가, 이 매체를 왜 사용하는가.”(1) 임민욱이 선택한 매체는 다채롭다.
《하이퍼 옐로우》에서 사용된 비디오와 설치 작품들은 고해상도의 미학보다는, 저해상도의 이미지와 소리의 결합을 통해 관객에게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반응을 유도한다. 이는 히토 슈타이얼의 『스크린의 추방자(The Wretched of the Screen)』에서 "가난한 이미지(poor image)" 개념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가 어떻게 저해상도와 빠른 유통을 통해 새로운 정치적 의미를 획득하는지를 설명한 것과 일맥상통하다. 임민욱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과거와 현재, 개인과 집단의 기억을 재구성하며, 미술관을 이러한 이미지의 순환과 재생산의 공간으로 활용한다.이는 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슈타이얼의 비판적 시각과도 연결된다.
임민욱의 《하이퍼 옐로우》는 히토 슈타이얼의 이론을 통해 이미지의 정치성과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작품은 고해상도의 미학보다는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저해상도의 이미지와 소리를 활용하며, 미술관을 이미지의 순환과 재생산의 공간으로 재해석한다.이를 통해 임민욱은 관객에게 과거와 현재, 개인과 집단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1)일민미술관, 《하이퍼 옐로우》 전시 소개,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