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이미지

김연수

by 마실 MaS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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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 시립미술관에서 개최 중인 《떨어지는 눈》 전시는 디지털 이미지가 일상을 잠식한 시대, 우리가 ‘본다’는 행위의 본질을 다시 묻고 있다. 8인의 동시대 회화 작가들이 선보이는 60여 점의 작품들은 ‘눈’이라는 소재를 매개로, 시각과 이미지, 그리고 회화라는 매체의 경계와 가능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전시는 영화처럼, 네 개의 장으로 펼쳐진다. ‘프롤로그’, ’ 찌르기’, '()출()출' ’홀리 롤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서 마치 영화 시퀀스처럼 관람객의 시선을 유도해, 감각의 흐름을 따라가게 한다. 특히 프롤로그에서 작가마다 눈을 그려 직설적으로 이미지를 제시하며 우리가 보는 시대를 본격적으로 펼친다.


박미나의 ‘색칠 공부 드로잉’ 연작은 아이들 색칠 공 부장에 색을 칠하고 여기에 어울리거나 어울리지 않는 스티커를 붙여, 익숙한 것을 해체하고 시각적 혼란과 유희를 불러일으킨다. 아이의 순수한 색칠공부가 아닌 구상적인 것에서 시각적 편안함과 경험에서 오는 혼란이 병치된다.


윤영빈의 ‘구멍’ 연작은 평면 위에 뚫린 구멍을 통해, 우리가 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경계를 질문하고 있다. 어린 시절 뛰어놀았던 놀이터에서 찾은 구멍은 관람객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잘 그려진 그림에서 오는 현장감도 느껴진다. 우리 주변에 항상 있지만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는 구멍에서 추억을 떠올리고, ‘구멍’에서 안의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이렇듯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가들을 살펴보면 ‘눈’이 단순히 대상을 인식하는 도구가 아닌, 감각과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 공간 중 프롤로그장에서 눈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며, 틈새로 보이는 눈은 무섭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전시공간을 지나가 작품을 보게 되었을 때, 내 안의 경험과 내가 보는 시각이 어떠한 지를 느낄 수 있는 장치였다.


《떨어지는 눈》 전시는 동시대 회화가 이미지 범람의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 평면이 주는 감각적 경험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익숙하다고 느끼는 이미지 속에서 틀을 비틀며, 어떤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또 예상치 못한 이미지를 마주했을 때 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볼 것이냐, 부정적으로 볼 것이냐를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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