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한 조각, 망원동에서

이수경

by 마실 MaSill

:고경호, 긴 정물(Such a) LongStill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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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정물 (Such a) Long Still Life⟫ 전시 전경, 직접 촬영








은 건물들 사이 빵 냄새가 가득한 곳에서 내가 그려왔던 정물이 아닌 새로운 정물을 마주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전시에 대한 정보 앞에 선물처럼 꽃 한 바구니의 작품이 걸려있다. 마치 나를 환영해 주는 듯이. 좁은 길을 따라 들어선 공간에서 익숙하지만 낯선 이미지들이 펼쳐진다.


거친 붓터치와 겹쳐지는 색감들로 경계를 흩트려 정물의 외형이 아닌 그 내면의 결을 드러낸다. 작품 속 두 정물은 나란히 놓여 있으나 단순한 병치가 아닌 서로 관계를 형성하며 존재한다. 완전히 맞물리지 못한 그 관계는 화면에 잔잔한 불안정을 남기고 관람자로 하여금 관계의 형태와 거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시장 바닥 오브제들은 작품 속 정물들 암시하는 단서처럼 보이기도 한다. 창가에 있는 둥근 정물(축구공)은 공 위에 전시되어 있다. 구 하나 위에 올려놓았을 때는 아슬아슬하지만, 두 개의 구가 받쳐주자 비로소 안정감을 갖게 된다. 사물들이 서로의 무게를 나누며 만들어내는 균형이 인상적이다.


이 전시는 단순한 화이트 큐브 속 딱딱한 정물이 아니라 망원동의 풍경과 함께 호흡하며 가볍지만 잔잔하게 오래 남는 여운을 전한다. 주말에 카페에서 나누는 대화처럼 편안하게 감상하길 바란다.













⟪긴 정물 (Such a) Long Still Life⟫

고경호 개인전

2025. 10. 17. - 11. 4.

컷더케이크 (월드컵로 25길 131,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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