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인
뮤지엄헤드에서 ⟪가난한 자들 The Poor⟫ 전시를 관람했다. 강지웅, 박소연, 이주연, 야광 작가가 참여했다. ‘가난’이라는 단어가 가진 상징성과 현실적인 무게를 현대 예술의 언어로 재해석한 전시이다.
뮤지엄헤드에 들어서면 바로 강지웅 작가의 ⟨right place, wrong time⟩ 작품이 보인다. 큰 물웅덩이에 프린트한 사진들이 가라앉아 있다. 비 오는 날에 전시를 보러 갔었는데 물에 잠긴 사진 위로 물방울이 떨어져 형태가 일그러지는 장면이 인상 깊게 남았다. 우연적이었지만 물에 잠겨 형태가 점점 없어져 가고 변해가는 상황을 증폭시켜 주었다.
전시장을 계속해서 이동하면 작가의 작품이 더 있다. ⟨interlude⟩는 창 밖으로 카메라를 내밀고 몸을 돌려 찍은 파노라마 사진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을 찍었다. 사진 한 장만 봤을 땐 잘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여러 사진을 겹쳐 파노라마를 만들어 공간을 표현했을 때 건물과 건물 사이의 좁은 간격과 가까이 붙어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생활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 밑에 있는 강지웅 작가의 ⟨무제⟩(자국 스터디, 연작)은 밀물과 썰물에 오염되고 자국이 남게 되어 카메라 앞의 대상과 이미지 사이의 거리를 보여주려 한 것이 좋았다. 작품을 바닥에 붙이고 벽에 세워서 못만을 이용해 고정을 했는데 강지웅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깔끔하게 고정되지 않는 디피 형식과 작품이 변형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가난한 자들 The Poor⟫
2025.02.13 - 2025.04.12
뮤지엄헤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