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

조성윤

by 마실 MaSill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올해의 작가상 2025⟫에서 작가 임영주의 작품을 보고 난 후







신은 신을 믿습니까?


나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신이 필요한 인간은 있다고 믿습니다. 어디에라도 의지하고 싶어서, 설령 그게 가짜일지라도 믿는 누군가는 존재합니다. 보이는 것이 막막하다면, 보이지 않는 것이라도 괜찮으니 나를 구해줬으면, 꺼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각자 무언가를 믿는 이유는 그런 이유가 아닐까요.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 임영주 작가는 믿음의 발생 조건을 묻는 데서 시작하는데, 그는 인간이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 했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생존 본능 때문일 것입니다. 불완전한 인간이 이 세상에서 죽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며 떠올린 생각, 그것이 ‘믿음’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인간이 종교를 믿고 살아가는 이유 또한 이 현상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오늘날에도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매일 공부하고, 돈을 벌기 위해 궁리하는 것은 살아가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고, 밥을 먹고, 숨을 쉬는 것, 그 모든 것은 삶의 영위를 위한 선택입니다. 하지 않으면 곧 죽음을 택하는 일이 됩니다. 선택할 수는 있지만, 결국 삶과 죽음이라는 이분법적 상황 속에서 우리는 매일 선택을 반복합니다.


임영주 작가는 전시장을 빈 무덤으로 설정하여 관객들에게 몰입을 위해서 등을 대고 기댈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하였고, 그 위, 앞, 뒤에 설치된 영상 작업이 무덤 안에 갇힌 느낌을 주도록 압도합니다. 그 공간에선 누워서 그저 영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무덤 안의 존재가 된 후엔 무력감이 몰려옵니다.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나의 믿음을 되새길 수도 있습니다.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있다고 믿을 수 있고,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나를 도와줄 자는 안이 아닌 밖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나는 무덤에 파묻혀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삶과 죽음 사이에 항상 놓여 있습니다. 점점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그 사인은 다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 있는 것이 맞는지, 죽음 사이에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이 전시는 그 경계, 죽음과 삶 사이의 미묘한 지점을 체험하도록 이끕니다. (나는 그곳에서 믿음의 형태를 다시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무덤 안을 상상한 적 있는가? 옷을 입고, 지붕이 있는 집에서, 따뜻한 음식을 먹는 지금의 모습과 정반대일 것으로 생각하는데, 당신도 그런가? 당신은 이 삶이 지겹지 않은가…. 죽고 싶진 않더라도, 안 살고 싶진 않아? 지금 당신은 살아 있는 상태가 맞는가? 보이지 않는 죽음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의 무엇을 믿고 살아가는가.








⟪올해의 작가상 2025⟫

2025. 08. 29 - 2026. 02. 0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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