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모액을 담갔다

수영선생님들

by 이혜원

발모액을 담갔다. 산청농협매장에서 어성초와 자소엽과 녹차로 된 묶음이 도착했고 담금주는 그보다 하루 먼저 왔더랬다. 화가가 담금주 병을 현관 앞에서 뒷 창고 앞까지 운반해 주었다. 참 고맙다.


화가가 목욕탕 동지들과 점심약속을 했단다. 지난번에는 나이가 제일 많은 이가 한턱낸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나이가 제일 어린 사람이 한턱낸다고 하더란다. 메뉴는 비밀이란다. 아차~ 뭘 드셨는지~ 물어보지 못했다.


수영강습이 없는 날이어서 수업시간의 절반만 수영을 하고 나오며 초급반 때 선생님에게 하직인사를 했다. 물한테 인사만 하고 나왔어요~ 레인으로 들어가기 전에 선생님들이 근무하는 투명유리 사무실 앞을 지나는데 정지, 차렷자세로 인사를 한다. 선생님은 선생님이다.


수영을 하기 전에 중급반 선생님과 초급반 때 선생님이 멀찍하게 떨어져 앉아 있는 모습이 보여서 차렷자세로 중급반 남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초급반 여선생님에게는 머리에 하트를 그린 뒤에 문을 열었다. 미소를 머금고 마중을 나온다.


'선생님~ 우리 중급반 선생님이 정말 잘 가르쳐 줍니다. 자세를 바르게 하도록 지도를 잘해 주셔요~'

"그래요? 잘 되었네요."


답이 간단하다. 입술도 약간 삐죽거리는 느낌이 있다. 여선생님에게 다른 선생님 칭찬은 금물이지만 중급반 선생님에게 '초급반 선생님을 내가 혼내 주겠습니다~'라고 했으니 숙제는 마쳤다.


화가가 집까지 차를 태워주고 점심약속을 위해 떠나자마자 고무장갑을 끼고 뒤창고로 가서 발모액 담그기를 시작했다. 독을 깨끗이 닦고 발모액 재료를 하나씩 풀어서 넣는데 손도 시리고 발도 시리다. 배가 고파서 그렇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2인분 쌀을 씻어 밥을 짓고 맛나게 점심식사를 했다. 혼자라고 대충 먹으면 큰일 난다. 든든하게 먹었으니 다시 발모액 담그기 시작이다. 담금주 빈통을 종이상자에 담아 창고벽에 쌓아놓는 것을 끝으로 일을 마쳤다. 빈통을 그대로 두어야 발모액이 완성되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발모액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았더니 3통이 남아있다. 한통을 꺼내어 따로 놓아두었다. 막내누님이 머리가 많이 빠진다며 훤~해진 정수리 부분을 보여주었다. 큰올케가 정수리 쪽 머리가 비어 발모액을 선물했는데, 했는지 안 했는지, 아리송하다.


사형부부가 주일에 식사당번이어서 큰올케를 아침에 태워가지 못한단다. 큰올케에게 태우러 갈 테니 걱정 말라는 전화를 하면서 발모액 선물을 받았는지 물었더니 받은 것을 열심히 사용하고 있단다. 그럴 것이다. 잘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닭장에서 달걀 11개를 거두었다. 전날에는 애완닭이 알 두 개를 낳았는데 이쁜 닭들이 얼굴값 하느라 알 낳는 것을 소홀히 한다. 닭의 얼굴값은 알을 잘 낳아야 제값이란다~


저녁을 챙겨 먹고 나니 똘똘이가 영상통화를 청해왔다. 화가가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알콩이달콩이와 통화를 하라고 했지만 먼저 걸지는 않았다. 달콩이가 감기에 걸렸단다. 똘똘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달콩이가 등장하여 독감에 걸렸어요~라고 한다. 큰일이구나~ 따뜻한 물을 많이 마셔야겠다~


감기에 걸렸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란다. 영어수업에도 다녀왔단다. 감기가 들었는데도 영어공부를 하고 왔다고? 놀라며 물었더니 달콩이가 자랑스러운 음성으로 다녀왔어요. 그래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면 큰일이지.


마을부녀회장이 이미용사용권이 나왔다는 전화를 해 왔는데 우리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어요~ 화가에게 보고를 했다. 참 잘했단다. 웃는다.


뷰어스에 뇌생각님이 치매에 걸리지 않는 사람은 네 가지 특징이 있단다. 첫째 끊임없이 뇌를 사용한단다. 책을 읽든 말을 하든 생각을 정리하든 매일 뇌를 사용하고 멍하니 화면만 보지 않는단다.


둘째 사람과 연결고리를 가진단다. 짧게 수다를 떨든지 전화통화를 하든지 사람과 소통을 하는 대화는 기억 감정 판단을 동시에 쓰는 복합자극이 된단다.


셋째 오래 앉아있지 말고 자주 일어나 움직인단다. 넷째 충분한 잠을 잔단다. 매일의 선택이 쌓여 건강한 사람을 만든단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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