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일인데 상을 받는다

도다리쑥국과 장뇌삼

by 이혜원

나이가 들면 능력보다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해진단다.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계곡에서 물 흐르듯 꼬불꼬불 흘러가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하루동안 부딪히는 다양한 상황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좋은 사람과 밀도 있는 관계를 유지하면 삶이 편안해진단다. 뷰어스의 말인데 동감이다.


사천의 목사님 부부와 도다리 쑥국을 먹자는 약속을 했는데 전기고장이 나는 바람에 혼란이 생겼다. 만남을 미루어야겠다는 화가의 뜻을 따라 하루 전에 알렸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명쾌하게 상황정리가 된다. 전기는 창원김사장이 고치면 된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으니 하던 대로 하자며 화가를 설득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른 아침에 전기기술자 두 사람과 방문한 김사장은 알아서 할 테니 일을 보시란다. 그럴 줄 알았어요~


수영수업에서 오랜만에 물을 먹었다고 하니 선생님이 놀린다. 오늘만 물을 먹었다구요? 조금씩 먹었지만~ 작가의 얼버무림에 조금씩 먹는 것도 먹는 겁니다. 그렇다면 매일 물을 먹어요~ 작가의 대답에 만족한 얼굴이다. 물 먹이는 것이 재미있나 보다.


장핀 오리발 가져가는 것을 까먹었다. 숏핀 오리발을 가져가서 스파에서 몸을 데우고 있는 왕언니들에게 누구 장핀 오리발 빌려주실 분 없나요~ 물었더니 수영장에서 사귄 언니가 선생님에게 가보란다. 빌려 주는 것이 있단다. 빌린 오리발이 발에 딱 맞다. 안 가져오기를 잘했네~


화가와 함께 차를 타고 가며 목사님 부부에게 전화를 걸어서 공설운동장 주차장에서 만나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오랜만에 도다리쑥국집에 갔더니 주인장부부가 엄청 반긴다. 도다리도 쑥도 제철을 만났단다. 하우스에서 키운 쑥이 아니라 직접 캔 쑥이 향긋하다. 냄비의 밑바닥까지 싹싹 비우고 반찬 그릇에 리필까지~ 정말 맛났다.


횟집에서 나오니 앞집에서 말린 가자미를 팔고 있기에 값도 물어보지 않고 달라고 했다. 두 묶음으로 나누어 주세요~ 주인장이 검정비닐 두 개에 한 마리씩 나누어 담으며 일곱 마리씩 넣었는데 모두 2만 원이란다. 와아~ 싸다~


바닷가 풍경이 보이는 찻집으로 가다가 예전에 갔던 곳의 코 앞에 있는 새로운 곳으로 갔다. 송포 1357 찻집 이름은 새 주소가 통용되기 전의 지번주소란다. 참 쌈박한 아이디어~ 찻집이 무척 마음에 든다. 바닷가에 지어져서 배를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차와 빵과 대화가 어우러져 시간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집으로 오는 길에 똘똘이의 전화를 받았다. 전기가 나갔다는 소식을 아침 일찍 알았는데 일하느라 바빴단다. 창원의 김사장으로부터 전기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더니 잘 되었단다. 가슴이 따뜻해진다~ 고마워요~


지수면사무소에 들러 주일 기도문을 인쇄했다. 막냇동생 목사님이 화가가 주일에 대표기도를 해야 한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감사합니다~


택배가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귀농귀촌카페에서 글 많이 올렸다며 상으로 보내준 것이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다고 상 받은 느낌이다. 공부하는 것은 학생의 본분이고 작가가 글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상을 받는다. 세상이 그렇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면 삶이 풍요롭다. 무릇 있는 자는 더 받아 풍족하게 되고 (마 13:12 상반절)


닭장에서 알을 꺼내고 사료를 보충해 준 뒤에 별관에서 이불과 베개를 옮겨왔다. 펜션생활이 하룻만에 끝났다. 신난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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