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는 외치는 이에게 보내는 화답이다

인사와 텃밭 만들기

by 이혜원

수영장 안의 스파에 몸을 데우러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다. 일곱 개의 개인공간 중에 딱 하나 비어있는 첫 번째 칸으로 들어가는데 일산의 언니와 동갑내기 왕언니가 곁에 있는 이를 바라보며 먼저 인사 한번 하는 법이 없단다. 작가는 아니다~


누가 그렇게 합니까? 작가의 물음에 스파에 들어오면서 인사도 하지 않는 사람이니 그렇게 깍듯이 인사할 필요가 없단다. 그냥 고개만 까딱하면 된단다. 작가가 강사대기실 앞을 지나며 발을 멈추고 90도 가까운 경례를 한 것을 두고 대화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선생님인데요? 하늘 같은 선생님이라고 하려다가 분위기에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수위를 낮추었는데 왕언니 곁에 있는 이가 '그래서 붙잡고 개인지도를 해 주는 모양'이란다. 자기에게는 한 번도 그렇게 해 준 적이 없단다. 아하~ 여성의 질투는 무섭다.


중급반 선생님은 연륜이 있는 여성 네 사람에게는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잘해 주고 있어서 기쁘다는 말을 두 번씩이나 했다. 과묵한 선생님에게서 칭찬을 이끌어 낸 것은 혼신의 힘을 다하여 가르침을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메아리는 외치는 이에게 보내는 화답이다.


목요일은 화가가 먼 곳의 온천까지 목욕을 다녀오는 날이어서 콜택시를 부르는 날이다. 쑥국을 끓일 준비를 마치고 식탁에 숟가락까지 올려놓고 나니 화가가 전화를 걸어왔다. 일찍 목욕을 마쳐서 작가를 태워갈 수 있겠단다. 앗싸~ 7천 원이 굳었다.


수영수업을 마치고 쑥국과 시금치나물에 재종언니가 선물해 준 쇠고기장조림과 돌김으로 식탁을 차렸다. 시금치나물을 맛본 화가가 어디에서 난 것이냐고 묻는다. 남해시금치입니다~ 뿌리 쪽에 붉은 자줏빛이 도는 것이 좋은 것인데 씨앗도 중요하지만 남해는 해풍과 토양이 좋아서 더욱 맛나다고 덧붙였다. 식사를 끝낸 화가가 커다란 주먹동그라미를 그려준다.


설거지를 끝내고 곧바로 닭장에서 알을 꺼내어 알통을 별관 안에 넣어둔 뒤에 텃밭 만들기를 시작했다. 손바닥만 한 텃밭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철쭉 다섯 그루를 옮겨심으며 동백나무아래에 있는 꽃잔디도 그네옆으로 옮겼다. 나무는 옮겨 심을 때 처음의 두 배 이상 힘이 든다. 사람의 옮김도 마찬가지다.


화가가 달걀을 씻어주고 그네옆의 낙엽을 쓸어 모아 놓더니 작가가 만든 텃밭이 아주 멋지단다. 입이 귀에 걸렸다. 쌀자루를 가져와서 모아놓은 낙엽을 담고 그네옆을 깨끗이 치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옮겨 심은 철쭉과 꽃잔디에 물을 주는 것은 화가의 담당이다. 화가는 봄에 내리는 이슬비처럼 작은 물방울을 만들어 물을 주기에 흙이 튀지 않는다. 성격 급한 화가가 민물낚시를 하며 몇 시간을 꼼짝 않고 앉아있거나 물을 주는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다. 연구대상이야~


올 들어 가장 일을 많이 한 날이었는데 화가가 자루에 넣어둔 쓰레기들을 하루 일찍 버리는 것이 어떠냐고 묻는다. 좋지요~ 차의 트렁크에 가득, 뒷좌석까지 채워서 쓰레기하치장에 몽땅 버리고 왔다. 개운하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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