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기도문

가을김치

by 이혜원

화가가 주일에 대표기도를 했다. 기도를 하기 위해 앞으로 걸어 나가는 화가의 뒷모습을 보며 울컥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 화가의 기도문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의 첫 주에 저희를 세상 속에 버려두지 않고 거룩한 예배의 자리에 불러주심을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주일에 담임목사님을 통하여 주신 말씀대로 한 주간을 ‘같은 말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하나가 되어’ 성령의 이끄심대로 살고자 노력하였지만 되돌아보니 그렇게 하지 못했음을 깨닫고 회개하오니 주님! 연약한 저희를 용서하시고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우리 교회는 세상의 흐름과는 다르게 두 달을 앞당겨서 한 해를 시작합니다.

세상보다 두 걸음 앞서서 걸어가며 주님을 알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을 주님 품으로 이끄는 지팡이의 역할을 하게 하신 것으로 믿고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한 해 동안 직분을 맡아서 수고해 준 교회 지체들의 노고를 주께서 기억하시어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새로이 직분을 맡은 이들에게도 성령님이 함께 하시어 주신 사명을 훌륭하게 감당하게 하실 것을 믿고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교회가 섬기는 기관 및 교회와 국내외 파송선교사와 해외 후원선교사들에게 주님이 언제나 함께 동행하시고 주님말씀을 전하는 담임목사님께 성령의 기름부음이 칠 배나 더 함을 믿으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감사 기도드립니다.


아멘!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니 기도를 하지 않아도 무엇이 필요한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두를 아시는데 기도를 왜 해야 할까? 물음에 대한 답을 얻었다. 하나님은 기도자와 기도를 듣는 이들을 위해서 기도하게 하신다.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행하리니(민 14:28 하반절)라고 하신 것은 말하는 사람의 귀에 제일 먼저 들려서 듣는 말이 그 사람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기도자는 머리에 담긴 뜻을 기도하여 가슴에 새긴다. 화가의 기도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음식솜씨가 좋은 구역장이 주일 식사당번이어서 교회의 2층 식당에는 아침부터 맛난 냄새가 그득하다. 핫초코를 마시러 2층으로 갔더니 화가는 벌써 갓 구운 두부와 김치를 대접받은 눈치다. 앞에 놓은 접시에 김치양념만 남아 있지만 척~보면 안다. 맛났겠다.


점심식사를 마칠 즈음에 구역장이 다가오더니 김치는 인기가 있어서 다 떨어져서 드리지 못하니 김치양념을 선물하겠단다. 화가가 김치가 맛나다고 극찬을 해 준 덕분이다. 김치양념이 들어 있는 통을 반갑게 받았다.


구역예배를 마치고 무음으로 해 두었던 전화기를 확인하니 재종언니가 전화를 걸었다. 예배를 드리고 있는 줄 아는데 무슨 급한 일이 있어서 전화를 했을까? 궁금증을 안고 전화를 걸었더니 점심시간에는 받을 수 있을 줄 알고 전화했는데 받지 않더란다. 무음으로 해 두어서 그렇다고 답했다.


배추와 무로 김치를 조금 담아놓았으니 집으로 가는 길에 들러서 가져가란다. 그러겠다고 답했더니 된장도 조금 끓여놓을까? 묻는다. 청국장이면 좋지~라고 했더니 그냥 된장이란다. 아니~라고 하려다가 응~이라고 답했다. 언니는 사랑을 주고 싶은 거다.


빈손으로 가서는 안된다는 화가의 뜻을 따라 빵집에 들러서 롤케이크를 샀다. 선물할 것이니 포장을 해 달라고 했더니 예쁜 상자에 넣어주었다. 우리 어머니는 '이웃집 나그네도 손볼 날이 있다'라고 했더랬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손님으로 깍듯이 대접해야 할 때가 있다는 뜻이다.


언니집이 가까워졌을 때 전화를 걸어서 닭장에서 알을 거두기 위해서 '선 걸음에 가겠다'라고 통보를 했더니 고구마를 삶아 놓았는데~라고 하다가 알았다고 답한다. 집 앞에 차를 주차했더니 뜨끈뜨끈한 고구마를 담은 봉지를 트렁크에 실어 주었다.


화가가 고구마를 먹고 가겠다고 하니 형부가 반색을 한다. 그렇지~아무리 서둘러도 운전하는 사람이 제일이지~언니가 따뜻한 우엉차와 삶은 고구마를 양재기에 그득하게 내어왔다. 고구마가 정말 맛나다고 했더니 그렇지~우리 고구마가 참 맛있지~형부가 신이 났다. 오늘 캐어 온 고구마 한 상자를 트렁크에 실어 놓았더랬다.


언니가 싸준 고구마와 김치로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 가져온 김치를 자그마한 독에 옮겨 넣었다. 김치는 독에서 익혀야 제맛이 난다. 독에서 익힌 어머니의 가을김치가 그립다. 이맘때쯤에는 붉은 고추를 갈아서 만든 양념으로 솎음 무와 배추김치를 담아 자그마한 장독에서 맛을 내었다.


큰올케가 집사직분을 받아서 감사하다는 뜻으로 교회성도들에게 떡을 대접했다. 집사가 되었으니 떡을 내어야 하고 가장 맛난 떡으로 해야 한다는 화가의 압력(?) 덕분에 얻어먹는 떡이다. 재종언니에게 교회에서 가져온 떡을 주면서 올케가 집사직분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했다. 맨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떡과 함께 전하니 더욱 즐겁다.


집으로 오는 차속에서 달콩이의 전화를 받았다. 나는야~퀴즈 문제를 내며 '나는야~어디의 왕 누구입니다'라고 한다. 정글의 왕 사자!라고 답했더니 아니란다. 바다의 왕 고래, 땡! 대왕고래, 땡땡땡! 화가가 정답~코끼리라고 하니 땡!이다. 다시 도전, 하늘의 왕 독수리!라고 답하니 딩동댕! 0:1 작가가 이겼단다.


알콩이가 잠시 등장하더니 고등어집에 점심식사를 하러 갔더니 줄을 선 사람이 없어서 바로 먹을 수 있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또다시 달콩이와 통화를 하며 아바타 놀이를 했다. 달콩이가 푸른색 아바타로 변하면 작가도 푸른색으로, 빨강이면 빨강으로, 노랑이면 노랑으로, 하양이면 하양으로~한참 동안 놀고 있으니 똘똘이가 전화기를 건네받아서 건강 조심하란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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