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 오른편이고 염소는 왼편이다

점심번개팅과 잔가지 정리

by 이혜원

점심반찬으로 나물거리와 된장국 끓일 준비를 해 놓았는데 수영팀과 함께 번개팅으로 외식을 했다. 수영 총무가 옆레인의 여성과 차를 마신다고 하기에 낑길수 있느냐고 했더니 그냥 오기만 하면 된단다. 웃었다. 초대받지 않은 자리는 싫어요~


수영수업을 마치고 화가가 기다리는 차를 향해 가고 있는데 비닐막으로 가린 찻집에서 작가를 불렀다. 차마시러 오라는 요청이다. 화가에게 물었더니 함께 하겠단다. 신난다~


차를 마시고 난 7명이 모두 국숫집으로 향했는데 벤츠를 몰고 다니는 초급반 회원이 태워주겠단다. 좋은 차 한번 타 보겠습니다~ 벤츠 차 위에 있는 텐트를 펼치면 침실이 되기에 토요일에는 아내와 같이 거제 쪽으로 놀러 갈 거란다. 참 좋겠습니다~


할머니 손맛이 좋다는 국숫집에서 화가가 비빔국수 곱빼기를 주문했더니 커다란 양푼에 국수와 상추와 썰은 양배추가 고추장 양념과 함께 나왔다. 젓가락으로 비벼보니 보통의 국숫집 다섯 배가 되는 양이다. 화가의 입이 귀에 걸렸다.


카드를 꺼내 국수값을 지불할까~ 하다가 잠시 참았더니 곁에 앉았던 이가 계산을 한다. 잘 먹었습니다~ 돈을 지불한다고 생색을 내는 것도 없고 눈치를 보는 것도 없고 물 흐르듯 누군가가 찻값을 내고 또 다른 이가 식대를 지불하니 참 편안하다.


점심준비에 쏟을 에너지를 절약했더니 힘이 넘친다. 닭장에서 알을 거두어 별관에 넣어 둔 뒤에 연못 앞으로 가서 화가가 마치지 못한 잔가지 정리를 시작했다. 자동전지가위로 짧게 잘라서 자루에 넣고 나서 굵은 것은 평상 위로 옮겨 놓았다. 평상 옆에 걸려 있는 솥에 불을 지필 수 있을 때 쓸 거다.


달걀을 씻어 갈무리해 두고 나니 화가가 작업복을 입고 나왔다. 연못 앞으로 한번 가보세요~ 잠시를 기다리지 못해 재촉했더니 다녀온 화가가 깨끗이 잘해 놓았단다. 자기 일을 할 때보다 남의 일을 뺏어서 하고 나서 칭찬받는 것이 훨씬 신난다.


목요일은 화가가 먼 곳의 온천으로 목욕을 다녀오기에 아침에 콜택시를 불러야 했다. 단골 기사님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냥 집 밖으로 나오란다. 벌써 우리 집 앞에 와 있나? 집 앞 삼거리에서 택시를 탔더니 조수석에 모자를 쓴 남자가 앉아 있다. 아하~ 동네사람이 택시를 불렀구나~


모자 쓴 남자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알은체를 한다. 누구신지? 길가에 있는 건강원 사장님이란다. 읍내에 볼일이 있어서 간단다. 네에~ 염소 일은 잘 처리되었지요?


이웃 사장님이 염소를 키우는데 10마리 이상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담당자가 점검을 나온다고 하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물어왔더랬다. 점검 오는 날은 산속에 있는 창고에 염소를 피신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는데 염소가 피난을 잘 떠났던 모양이다.


사장님은 나이가 들면 두 가지를 먹으면 안 되는데 쇠고기와 양고기란다. 사돈네 식구들은 쇠고기만 고기인 줄 아는데 쇠고기를 즐겨 먹던 바깥사돈은 5년 전에 쓰러졌고 사부인은 뇌경색이 왔단다. 쇠고기와 양고기의 기름은 사람의 체온으로 녹일 수가 없기에 체내에 남아서 피를 탁하게 한단다.


목자가 양과 염소를 구분하는 것 같이 하여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마 25:32 하반절~25:33)


오른편은 정의, 왼편은 불의를 상징하는 데 왜 양이 오른쪽이며 염소가 왼쪽일까? 양은 눈이 어두워 염소가 길을 인도해야 하고 양은 풀을 뿌리까지 뜯어먹어서 목초지를 초토화시키지만 염소는 잎을 먹기에 염소를 앞세우면 양이 따라서 잎만 먹는다.


양은 무리를 지어다니기에 한 군데 뭉쳐서 더위로 쓰러지지만 염소와 섞어 놓으면 혼자서도 잘 노는 염소가 양의 무리 사이에 바람구멍을 만들어 준다. 염소가 양보다 훨씬 유익한데 왼편에 서게 된 것은 딱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양을 우리에 넣어 놓고 먹이를 주면 새끼에게 먼저 먹이고 약한 양에게 양보한 뒤에 자신은 맨 뒤에 먹는데 염소는 혼자서 먹이를 독차지한다. 양에게 있는 긍휼이 염소에게는 없기에 양은 오른편이고 염소는 왼편이다.


집 앞 과수원 건너 동남쪽에 한동안 요란한 소리가 들렸더랬다. 터를 닦고 건물을 세우고 있어서 어떤 집이 들어서는지 궁금했는데 작가가 좋아하는 색깔의 지붕을 가진 아름다운 집 두 채이다. 눈만 뜨면 바라보는 집 앞의 풍경이 고와져서 참 고맙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이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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