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부고장과 쭈꾸미
카톡을 열고 지인이 보낸 메시지가 뜨기에 얼른 보았더니 아들이 보낸 부고장이다. 삼가 감사 인사 드립니다.... 경황이 없어 미리 연락드리지 못하고 부고 겸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3월 10일 주일에 교회예배를 가면서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더랬다. 성경구절에 의문이 있어서 문의를 했는데 답을 해 주는 음성이 평소와 꼭 같았다. 건강하시지요? 사모님께도 안부 전합니다~
목사인 그는 두 개의 시험을 통과하여 소록도 나환자촌에서 목회를 했다. 소록도 교회에 목사를 파송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오는 일이 반복되니 해결책으로 그가 선택되었다. 당신이라면 잘할 수 있을 것이요~
첫째 시험은 잘 먹는 것이다. 새로 목사가 부임하면 성도들이 거나하게 잔치상을 차려주는 데 둘러앉아 있는 이들이 뭉퉁한 손에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다. 진수성찬이라도 식욕이 나지 않으니 식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든지 속이 불편하다고 둘러대며 먹는 시늉만 하게 된다.
둘째 시험은 설교이다. 예배 중에 목사가 말씀을 전할 때 성경내용과 다르면 한 사람이 에헴~ 헛기침을 하고 또 틀리면 다른 이가 에헴~ 응답하는 에헴~ 소리도 들린다. 당황한 목사는 말을 더듬게 되고 그때부터 예배당 안은 에헴~ 소리로 넘쳐난다. 평생 성경말씀만 붙들고 살았던 그들이다.
그는 첫째 시험에서 차려준 음식을 맛나게 먹은 뒤에 싸 주는 것을 집으로 가져왔다. 사모도 시험의 대상인데 보내 준 음식이 쓰레기통에 버려진다면 아웃~이다. 사모는 음식을 맛나게 먹는 것에서 더 나아가 김치를 담가 이웃과 함께 나누었다.
그는 로마서 강해와 히브리서 강해 책을 썼고 높지도 낮지도 않은 힘찬 음성으로 전하는 말씀이 참으로 은혜스러웠으니 소록도의 성도들에겐 마음에 합당한 목사님이었다. 사모는 음식솜씨가 좋았고 요리하는 것을 즐겼다.
그는 은퇴한 후에 송사리가 잡히는 시골에 자리를 잡았다. 화가와 함께 언제 한번 그곳을 방문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꿈이 되었다. 작가에게는 전도서 7장 14절 말씀을 주었더랬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전 7:14)'
화가가 먼 곳으로 목욕을 가는 날이어서 콜택시를 부르고 일산의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제밴드에 들어오지 않은 날이 있었는데 3박 4일 대만여행을 다녀왔단다. 대만이 참 좋지~ 그렇더라, 호텔 하나를 잡아 머물며 여행했는데 편안하고 참 좋았어.
상급반 수영수업 첫날이다. 약간의 긴장과 설레임으로 수업을 시작했더니 예상대로 마칠 때까지 쉬는 시간 없이 뺑뺑이를 돌린다. 샤워실에서 만난 중급반 동기생은 작가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더란다. 첫 관문은 통과했다.
계절에 따라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는데 봄 도다리, 가을 전어, 4월은 쭈꾸미 철이다. 쭈꾸미를 주문했더니 딱 10마리가 와서 점심반찬으로 쭈꾸미를 데쳐 초장에 찍어 먹었다. 머위와 양배추와 도라지와 브로콜리까지 곁들였더니 양양과 맛이 일품이다.
맛난 점심밥을 먹었더니 힘이 난다. 삼잎국화 앞에 명이나물을 심었는데 해를 거듭하니 삼잎국화가 명이나물의 자리까지 번져 나와 뽑아 주어야겠다. 명이나물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삼잎국화를 뽑아서 옆의 공터에 옮겨 심었다.
화가가 별관 안에 둔 달걀을 씻어 주겠단다. 감사합니다~ 병아리 보러 갈게요~ 육추기 안의 병아리들이 힘차게 돌아다닌다. 먹이를 보충해 주며,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거라~
아침에 수영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시냇가에 늘어진 수양버들 사진을 찍었다. 초등절친이 수양버들을 보고 감탄을 했단다. 연둣빛으로 늘어진 가지들이 환상적이 더란다. 벚꽃은 흔하지만 어릴 때 흔하게 보았던 수양버들은 요즘 보기 드물단다. 동감이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