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이나 전화를 했다.

주일예배와 대방어회

by 이혜원

똘똘이가 세 번이나 전화를 했다. 오후 예배를 마치고 무음으로 해 두었던 전화기를 꺼내어 답신 전화를 걸었더니 지금 어디세요?라고 물었다. 아침부터 통화가 되지 않더란다.


화가가 길이 미끄러우니 일찍 출발하자고 재촉하여 이른 시간에 교회에 도착하고 그때부터 전화기를 무음으로 해 두었더랬다. 벙어리 전화기는 가방 안에서 덜덜덜~떨며 주인의 손길을 기다렸으리라. 동선이 눈에 보이는 이가 전화연결이 되지 않으면 애가 탄다.


교회 앞에 도착하니 1부 예배를 마치고 차를 타고 나가려는 이가 있다. 차를 뺀 자리에 주차를 하려는데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교수님을 만났다. 전도사님의 남편인 그는 은퇴 후에 강원도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농사를 짓고 있는데 오랜만에 만난 그를 화가가 반색하며 반긴다. 이대로 헤어질 수 없으니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청하고 나서 식사시간까지 기다리는 동안에 3부 예배까지 드렸다.


똘똘이에게 상황 설명을 했더니 날씨가 추운데 건강조심하시란다. 염려하고 보살펴 주던 역할이 이제는 바뀌었구나~가슴 뭉클해진다. 고맙다.


아침 일찍 차를 타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니 화가의 동창생이 돌보는 진돗개 무루가 꼬리를 흔들며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무루가 진짜주인 앞에서 온갖 재롱을 떨고 있는 중이었다.


화가의 동창생이 4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 무루의 운동장을 만들 때는 왜 저러지~했더랬다. 아파트에 사는 딸이 아버지에게 진돗개를 대신 키워달라는 부탁을 했단다. 진돗개가 친정집으로 오고 나서 딸의 친정방문이 잦아졌다.


사돈어른에게 알콩이달콩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얘기한단다. 시골할머니가 손주들이 보고 싶어서 우리 집에 강쥐 있다~빌려온 강아지 사진을 찍어서 보내더란다. 이쁜 닭들로는 알콩이달콩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니 강아지를 가져다 놓을까? 화가가 질색을 한다. 웃었다.


목사님이 베드로 전서 1장 3절에서 7절 말씀을 본문으로 '산 소망'에 대한 설교를 했다. 하루가 즐거우려면 낚시를 하고 일주일이 즐거우려면 여행을 하고 1년이 즐거우려면 결혼을 하고 평생이 즐거우려면 남을 행복하게 하라는 속담이 있단다.


영국에서는 하루가 즐거우려면 이발을 하고 일주일이 즐거우려면 차를 사고 한 달이 즐거우려면 결혼을 하고 1년이 즐거우려면 집을 사고 평생이 즐거우려면 정직하게 살아야 한단다. 결혼의 즐거움이 겨우 한 달이야?


정직하게 살며 남을 행복하게 해 주어도 가을이 되면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는 낙엽 같은 인생이니 썩지 않고 쇠하지 않고 사라지지 않는 영원천국을 바라보며 살라고 한다. 감사합니다.


3부 예배가 끝나고 청년들이 크리스마스 예배 때 올려드릴 찬양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결혼을 코앞에 둔 조카가 제일 어려 보이고 제일 이쁘다. 손은 안으로 굽는다.


저녁식사 장소 선정을 전도사님에게 부탁을 했더니 회를 먹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좋지요~겨울이니 대방어회가 좋을 것 같습니다. 횟집에 대방어가 있단다. 막냇동생 목사님 부부도 함께하면 어떠냐고 하여 그 또한 좋지요~라고 답했다.


횟집의 젊은 주인장에게 여섯 사람이 대방어를 풍족하게 먹겠다고 했더니 대(大) 두 접시를 준비하겠단다. 화가가 회를 듬성듬성 크게 썰어달라고 주문한다. 크게 썰어 놓은 겨울철 대방어회가 맛났다. 좋은 사람과 즐거운 대화를 곁들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집으로 오는 길에 화가의 동창생부인이 전화를 걸어왔다. 김장김치를 조금 담아서 대문 곁에 두려다가 집에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계단에 놓아두었단다. 화가가 입맛을 다신다. 젓갈냄새 풀풀 나는 시골김치가 맛나겠다.


하늘에 그믐달이 떴다. 시골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작가의 이전글장날 장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