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기 점검과 김장김치
행사장에서 곁에 앉은 변호사에게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았더니 며칠 뒤에 청구서가 도착했단다. 이럴 수가~변호사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생소한 사람과 대화를 했을 뿐인데~라며 하소연했더니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으니 청구서대로 돈을 지불해야 된다고 하더란다. 조언에 고맙다며 전화를 끊었는데 며칠 뒤에 친구로부터 청구서가 도착했단다. 오래전 미국에서의 에피소드인데 화가에게 얘기했더니 하하~웃었다.
별관의 에어컨이 냉방은 되는데 난방이 되지 않아서 고객센터에 고장접수를 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담당기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가까운 곳에 있으니 방문하겠다기에 집에 있으니 오시면 된다고 답했다.
점심상을 차렸는데 언제쯤 오는지~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별관에 도착하여 화가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란다. 화가가 기사를 모시고 거실로 들어오기에 2층으로 안내하여 벽걸이 에어컨 두 개가 왜 난방이 되지 않는지 물었다. 리모컨으로 작동을 해 보더니 두 개 모두 냉방용이어서 난방은 되지 않는 기종이란다.
거실의 스탠드 에어컨이 정상으로 가동이 되고 있는 것인지를 물었더니 난방을 할 때 기계가 돌아가는 원리를 설명해 준다. 겨울에는 난방을 틀어도 금세 따뜻한 바람이 나오지 않고 한참 동안 난방을 하고 나면 얼어붙은 실외기를 녹이느라 열이 바깥으로 나가 얼음이 녹아서 물이 흐르고 김이 나는데 이런 현상을 고장이라고 신고하는 이가 많단다. 친절한 설명이 참 고맙다.
고친 것은 하나도 없지만 출장비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3만 8천 원이란다. 출장비를 챙기는데 4개의 에어컨을 점검해 주었으니 점검비로 2만 원이 추가되어 5만 8천 원을 주시면 되겠단다. 거스름돈 2천 원은 안 주셔도 된다고 했지만 천 원권 두 개를 칼같이 내어준다. 유자차를 대접하겠다고 했지만 많이 마셨다며 사양한 이유를 알았다. 드링크 한 병을 건넸다.
미국에서 한의원을 하는 조카는 웬만한 것들은 손수 고친다. 목수일도 하는데 출장할 때는 쏠쏠하게 돈을 번단다. 화가가 도시에서 귀촌을 하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모여 마을을 이루어야 한다고 했던 것을 실감한다. 궁금증 해소에 지불한 5만 8천 원은 비싸게 여겨지지만 변호사 비용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수영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1번(수업에서 첫 번째로 출발하는 사람)에게 지난 수업에 왜 결석했느냐고 물었더니 감기가 들었더란다. 감기 나으라고 고춧가루에 소주를 타서 마셔서 지금 얼얼한 상태란다. 감기는 쉬어야 하니 수영을 쉬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지만 기어코 참여하여 끝까지 마쳤다.
1번이 출발하여 멀찌감치 갔을 때 선생님이 식초냄새가 진동한단다. 다 같이 손을 잡고 하나 둘 셋 파이팅을 외치며 수업을 끝낸 뒤에 작가가 술은 대접받았는데 안주를 사지 않는다고 했더니 모두들 하하하 웃었다. 초급반 수영수업에는 동기생 두 사람이 자주 술을 마시고 와서 수업할 때 힘들었더랬다. 초급은 서툴러서 수영장 물을 더 많이 마신다.
점심 반찬으로 세 가지 된장을 섞어서 끓였더니 화가가 바로 이게 된장맛이란다. 청국장과 묵은 된장과 새 된장이 어우러져 맛을 내니 어릴 때 먹었던 된장 그 맛이다. 짭짤한 된장과 김장김치와 돌김으로 점심밥을 먹었다.
크리스마스 예배를 마치고 나서 사형이 검정비닐에 든 일회용 그릇을 주며 김치가 들어있다고 했더랬다. 화가가 헤어지기 섭섭하여~구역장과 협동목사님과 장로 한 사람과 찻집에 들어갔을 때 작가도 동행하며 검정비닐을 커다란 화분에 올려놓았다. 마땅히 놓을 곳이 없어서 그곳에 두었는데 나오며 깜박 잊었으니 이를 어쩌나~
주일예배를 마치고 혹시나 하며 찻집에 들러 물었더니 냉장고에 두었던 것을 꺼내준다. 찾으러 올까~하여 두었단다. 노란색 종이에 쓴 안내문까지 붙여서 둔 것을 보고 감동받았다. 고맙고 또 고맙다. 덕분에 솜씨 좋은 사형이 담근 김장김치 맛을 본다. 정말 맛나다.
닭장에 갔더니 쥐약덩어리가 하나도 없다. 대규모 군단의 쥐가 닭장을 중심으로 포진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통에서 덩어리를 잔뜩 꺼내어 널어놓았다. 세어보니 11개인데 이 정도면 소탕이 될까? 쥐약 덩어리가 그대로 남아 있을 때까지 계속 보충해 줄 거다. 많이 먹어라~ 쥐약값 정도야 껌값이다~
막냇동생 목사님이 자신이 제공하지 않은 결혼사진이 어떻게 작가에게 갔느냐며 놀라워한다. 웃었다. 우리가 안다고 여기는 것은 언제나 빙산의 일각이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