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일일 만화책과 인생결산
동경일일(東京日日) 만화 세 권을 다 읽었다. 하룻밤에 한 권씩 사흘에 걸쳐서 읽으며 처음엔 뭐 이런 만화가 있지? 어둡고 불편한 내용이라 마음까지 침침했지만 마지막 권을 읽고 나니 묵직한 감동이 밀려온다. 만화라고 얕보면 큰일 난다.
주인공 시오자와 카즈오는 30년 동안 만화를 발간하는 잡지사에 근무했는데 자신이 창간한 잡지가 폐간되자 책임을 느끼고 사직을 한다. 뭘 할까? 할 일도 정해지지 않은 그는 벽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만화부터 처분하기로 하고 몽땅 실어내던 중~마지막 상자의 밑바닥이 뜯어져 만화가 와르르~쏟아진 모습을 본다.
죄송합니다. 처분하지 못하겠습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만화책들을 보고 그는 자신의 만화잡지를 만들기 위해 작가들을 찾아 나섰다. 그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묵직한 감동을 주는 이들이어서 가벼운 독자들에게 외면당하고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주인공이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
그의 잡지를 폐간시킨 이는 입사동기였다. 떠난 회사에 남은 응어리~라는 독백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입사동기생의 입을 통해 설명이 된다. 만화의, 만화에 의한, 만화를 위한 주인공과 달리 입사동기생은 입사하고서 만화를 알아갔다. 그는 출세가도를 달렸지만 출세와는 담을 쌓은 주인공에게 경외심과 질투를 느꼈다. 폐간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의 주장으로 주인공의 잡지는 폐간이 된 것이다.
주인공과 비슷한 만화작가들에게서 작품은 받았는데 책이 나오면 진열해 줄 서점이 없다. 서른 개의 서점을 방문했지만 모두가 외면한다. 절망인가? 낡은 서점에서 책정리를 하는 주인장을 도와주다가 첫 주문을 받는다. 서점주인은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책주문을 하란다. 그의 아들은 방금 전에 퇴짜를 맞은 커다란 서점의 주인이다. 반전이 기가 막힌다. 창간호는 서점에서 동이 나고 그는 다음 호를 위해 은둔의 만화가를 다시 찾아간다. 해피엔딩이 좋다.
막냇동생 목사님이 마태복음 25장 14절에서 19절을 본문으로 '인생결산'이란 말씀을 전했다. 한 해의 시작에 결산이라니~ 걸맞지 않은 듯하지만 결말을 생각하지 않은 출발은 방황의 연속이다. 목표점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곳에 도착한다.
구역예배에서 작가의 간증을 듣고 난 구역장이 자신의 간증을 한다. 1년을 함께 지냈지만 구역원들을 이끌기만 했는데 처음으로 나누는 간증이다. 어머니가 딸 셋을 낳고 자신을 낳았단다.
딸 셋을 연달아 낳으니 동네 우물에 물을 길으러 갈 수가 없어서 남들이 나오지 않는 시간에 가서 물을 길었단다. 햇빛이 뜨거워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한낮에 물을 길으러 나온 사마리아 수가성 우물의 여인으로 살았나 보다. 아버지와 함께 절에 가서 100일 불공을 드리고 구역장을 낳았단다.
헌병대 신병교육을 마치고 배치를 받은 곳이 남한산성(국군교도소)이었다. 죄를 저질러 실형을 받은 이들이지만 기독교 천주교 불교, 믿음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 제공되는 곳이어서 자신에게는 기독교 재소자들을 인솔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저는 불교도입니다. 불교신자들을 인솔하는 임무를 맡겨주십시오.
군인이 명령에 불복종했다고 흠씬 두들겨 맞았단다. 항명죄로 3년 동안 기독교인들을 인솔하는 책임이 주어졌다. 제대할 때까지 주일성수를 했는데 조용기목사님을 비롯하여 국내 유명한 분들의 말씀을 들었지만 제대하고 나서 그분들의 실상을 알았단다. 군대제대를 하고 한참 뒤에 문득 교회에 가고 싶더란다.
교회에 갔더니 청년회에 자신과 동갑내기 20명이 있는데 각자 맡은 역할들이 대단하더란다. 나도 할 수 있다! 승부욕이 생겨서 열심히 하다 보니 몇 년 뒤에 차기 청년회장을 뽑게 되었을 때 나 아니면 누가 하랴~ 자신했단다.
목사님이 다른 사람을 회장으로 호명하고 자신을 부회장으로 지명하는 순간 멍~해졌단다. 지나고 보니 그게 바로 은혜였더란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아침 일찍 함안으로 가서 목욕을 했다. 목욕탕 인근에는 차들이 꽉 차서 먼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오니 두 사람이 차 문을 열고 화가에게 인사를 한다. 목욕탕 동지들이란다. 매일 같은 시각에 만나니 끈끈한 정으로 뭉쳤다. 같이 밥을 먹자는 약속도 해 두었단다.
점심으로 카레가 나왔다. 우리 구역에서 권찰을 하다가 다른 구역의 구역장을 맡은 이가 집에서 가져온 무 채나물과 김치를 화가 몫이라며 따로 담아주었다. 화가의 인기가 부럽다.
원로목사님에게는 41년간 유지되고 있는 모임하나가 있단다. 오랫동안 유지되는 이유는 허물이 없기 때문이란다. 무슨 얘기를 해도 받아들이고 서로에게 엄격하지 않으니 편해서 오래 가는 것 같단다. 작가의 엄격함보다 화가의 넉넉함이 인기비결이구나~
달걀 8개를 거두었다. 딸기그릇에 물을 넣어준 것이 효과가 있었나 보다. 쥐약덩어리를 몽땅 쏟아 놓은 것이 효과를 거두었나~ 던져준 쥐약 덩어리 몇 개가 남아 있으니 두고 볼일이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바람에 해를 보지 못해서 서산의 지는 해를 담았다. 지는 해, 뜨는 해, 똑같은 해인데도 그 배경이 다르다. 뜨는 해는 푸르고 지는 해는 붉은빛이다. 왜?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