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루어 주소서! 눈물이 난다

접영시범과 두바이쫀득쿠키

by 이혜원

선생님이 작가를 앞으로 불러내어 접영시범을 보이란다. 잘하려고 하면 버벅거리는 데~ 작가의 마음을 아는지 배에 힘주지 말고 하란다. 긴장하면 힘을 주게 되고 동작이 흐트러진다. 잘했는지는 모르겠고 머리 들어가고 엉덩이 나오고 발이 나오고 머리 나오고~ 모두 작가의 엉덩이를 지켜보았을 거다. 혼자만의 착각이다.


수영을 마칠 때쯤 모두 손을 잡고 옆으로 발차기를 하며 한 줄로 나아가란다. 잘하는 이나 못하는 이나 둥둥 떠서 레인을 한 바퀴 돌았다. 강강술래 놀이하듯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선생님이 좋습니까? 네~ 다음부턴 한 시간 내내 이렇게 해야겠네요. 모두들 웃는다.


손을 모아 하이파이브를 하고 나서 수업을 마친 뒤에 선생님~ 배영을 봐주세요~ 아하, 한번 해 보세요. 배영에서 속도가 나지 않는 이유를 알려달라고 했더랬다. 한번 봐주겠다고 했는데~ 수업을 마칠 때까지 아무런 말이 없다. 잊었다.


배영하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어깨가 물아래로 들어가야 발끝이 물 위로 올라온단다. 허벅지에 힘을 주고 발끝으로 물을 세차게 차란다.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지적해 주었던 허점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번 굳은 자세가 변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영차~ 열심히 해보자.


점심반찬으로 통영 굴을 씻어서 내었다. 택배로 받은 2킬로 중에 절반가량을 씻어서 접시 가득 차렸더니 실컷 먹고도 조금 남았다. 너무 많이 차린 모양이다. 살짝 모자란 듯해야 더욱 맛나다. 식탁에서 일어나는 화가에게 주먹동그라미를 그려 보였더니 두 손으로 해 준다. 엎어 절 받았다.


닭장에 갔더니 달걀이 달랑 3개이다. 애완닭장 문을 열었더니 쥐 한 마리가 물통에 입을 대고 있어서 장화 신은 발로 걷어차서 완승을 거두었다. 코팅장갑 낀 손으로 꼬리를 잡아서 문밖으로 던져 놓고 사료와 물을 보충해 준 뒤에 살펴보니 쥐가 사라졌다. 어디로 갔지?


일을 끝내고 뜰로 왔더니 얼룩고양이가 장독대 위를 어슬렁~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네가 쥐를 가져갔니? 사냥해 놓은 것만 좋아하지 말고 제발 직접 잡아라~


잠시 쉬려는 데 부산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가리비 조개를 택배로 부쳤단다. 해감을 시키고 쪄서 냉이고추나 초장에 찍어 먹으면 맛나단다. 오후쯤 도착할 테니 저녁반찬으로 먹으면 될 것 같단다. 웃는다. 저녁에는 밥을 먹지 않는다는 것을 하루 만에 잊어버렸다.


원로목사님이 영상하나를 구역사랑방에 올렸다. 황혼길을 걸으며 지는 해를 바라보며 드리는 침묵의 기도란다.


머리를 내 손으로 감을 수 있도록, 손톱 발톱을 내 손으로 깎을 수 있도록, 화장실을 나 혼자서 드나들 수 있도록,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마지막까지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자자손손 돌보며 짐 되지 않게 이 순간을 즐겁게 살도록 하여 주소서. 건강하다는 이유하나만으로도 감사의 눈물이 흐르는 소박한 기도를 드립니다. 꼭 이루어주소서~ 눈물이 난다.


노년의 부부가 영화에 등장한다.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 생활을 하는 아내에게 남편이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아내에게는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조금 친근해졌을 때 둘이 함께했던 아름다운 순간들~ 앨범을 보여준다. 사진 속의 여성이 자신인 줄 모르는 그녀, 어느 순간, 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군요.


아내의 기억회복은 5분으로 끝난다. 5분 뒤에는 생소한 남자가 곁에 앉아 있다며 발작을 일으킨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짧은 5분의 행복을 기대하며 아내 곁을 지킨다. 다른 남자에게 설렘을 느끼는 아내의 모습을 먼 빛으로 지켜보기도 하며~


아침에 간호사가 병실을 방문하고, 두 사람이 손을 꼭 잡고 천국으로 간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영화의 끝이다. 눈물이 난다.


홍매봉오리를 배경으로 기도문 찬양을 했다. 봄날씨처럼 포근하다.


알콩이가 영상통화를 하며 주말에 두바이쫀득쿠기를 먹으러 갈 거란다. 맛나겠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쫀득쿠키가 어떤 모양인지 알려줄게요. 그래 기다릴게~ 다른 전화기로 검색한 두바이쫀득쿠기를 보여준다. (처음 보는 것처럼) 와아~ 여러 가지 모양이구나~


두바이쫀득쿠키 만드는 법이 있단다. 재료부터 읊어 주다가 반죽을 계속 치댄다는 부분에서 빵 터졌다. 무슨 뜻인지 알까? 쿠기 모양을 내어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꺼낸단다. 꺼내고 나서 쿠키를 장식한단다. 두바이쫀득쿠키 완성~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작가의 이전글누군가에게 60% 좋은 일이 누군가에게 60% 나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