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댓.구>(2022)/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좋.댓.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남자 오태경이 있다.
구독자님의 말씀과 슈퍼챗이라면 엽기적인 일도 무서운 일도 서슴지 않는 그의 본업은 배우로 오대수(최민식)의 아역으로 출연한 <올드보이>가 그의 대표작이다. 이후 탄탄한 필모를 쌓았다면 좋았겠으나 인형탈 배우로 전략한 그는 첩첩산중에 비장의 무기로 남겨두었던 오대수 캐릭터를 앞세워 ‘후원금만 주시면 다 합니다’라는 콘셉의 유튜버 ‘리틀 오대수TV’로 재기를 꿈꾼다.
막장이 통하는 유튜브 세계에서 그의 막장 전략은 성공적이었고 순식간에 구독자는 76명에서 1만 명으로 늘었다. 이를 기념하고자 켠 라이브 방송. 그를 예의주시하던 한 구독자가 10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대가로 청계광장에서 매일같이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있는 일명 ’피켓남‘의 사연을 알아올 것을 제안한다. 생면부지에 행위예술이라도 하듯 아무런 말도 표정도 없는 그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돈은 많은 것을 가능케 하는 법. 끈질기게, 간절하게 그러다 뻔뻔하게. 그의 사연을 하나둘씩 캐고 주작까지 곁들이며 유튜브는 속칭 ‘떡상’부터 ‘나락’까지 오르고 내린다.
재기를 꿈꾸는 그와 그로 흥행을 꿈꾸는 영화 <좋.댓.구>는 자신들의 급을 재고 설정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그냥 대놓고 웃기기로 작정한다. 재미를 위해서라면 문법이든 문맥이든 무엇이 대수냐 외치는 듯한 하정우 감독의 <롤러코스터>보다 더하면 더했지 일필휘지로 쓰인 듯한 시나리오는 거침이 없다. 더불어 영화 <서치>가 창시한 ‘스크린 라이프’ 방식의 연출은 거침없는 시나리오의 강점에 박차를 가하는 주요 요소로 쓰인다. 그간 ‘스크린 라이프’ 방식의 연출을 택한 대다수의 영화들이 ‘국내 최초’ 따위의 타이틀을 추종하는 데 그치지 못한 반면, <좋.댓.구>에서는 불필요한 낭만적 서사를 효과적으로 배제시키고 불편한 이야기마저 코미디로 승화시키는 등 영화가 철저히 코미디 영화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이에 그치지 않고 마치 진짜 유튜브를 보는 듯 화면 속 화면으로 등장하는 유명 유튜버, 연예인, 감독들의 유튜브 콘텐츠는 영화관인지 안방인지 혼돈을 주던 기존의 강점은 극대화하면서 친숙함을 더해 관객과 깊숙이 호흡한다.
오대수는 익숙하지만 오태경은 익숙지 않은 관객에 영화는 익숙함 속 신선함을 무기로 끈질기게 무장해제를 시도한다. 익숙한 화면과 소재로 출발해 신선한 의문을 재미로 변환시키며 애당초 기대했던 바에 완벽히 부응한다. B급 영화라는 이유로, B급 캐스팅이란 이유로, 경박한 소재라는 이유로 ’말 같지도 않은 영화‘라며 혀를 차던 팔짱을 끼던 <좋.댓.구>를 보고 난 뒤에는 무장해제될 것이라고 보증이라도 설 수 있다. 웃기면 장땡이지 좋.댓.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 대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