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시절 인연

떠나간 인연에 마음 아파하지 말자.

by 이서

학창 시절을 지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이를 만났고 또 많은 이를 떠나보냈다. 이제는 추억만이 남은 친구들을 떠올리면 그리워질 때가 종종 있다. 함께 하교하던 친구, 주말마다 함께 영화 보던 친구, 외로울 때마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친구, 나에게는 좋은 친구들이 참 많았다. 그랬던 친구들이 지금은 잘 지내냐는 카톡조차 보내기 어색한 사이가 돼버렸다. 공부하느라 연애하느라 각종 핑계로 연락하는 것을 미루다 멀어져 버린 것이다. 때때로 그들을 생각할 때가 있지만, 인연이라면 어떻게든 다시 만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때 친했던 친구와 멀어졌던 경험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간 인연에 "어쩌다 그렇게 된 거지?" "내가 뭘 잘못했나?" 하고 후회할 필요는 없다. 모든 일에 타이밍이 있듯이 사람들 간의 인연에도 타이밍이 있는 법이니까. 그런 점에서 나는 시절 인연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모든 것에 때가 있다는 것. 이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어느 정도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지금의 나와 그들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우리는 같은 곳을 향해 걸었다. 서로가 다른 방향에서 걸어와 길을 걸어가던 중에 잠시 함께 걸어갔을 뿐이다. 나는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다시 같은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르지만 영영 이대로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시절 인연이란 그런 것이다.


인간관계로 울고 힘들었던 사람들이라면 시절 인연에 대해 생각해보면 한결 나아질 것이다.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 혹은 그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 언젠가는 이렇게 흘러갈 인연이었다는 것을. 한 인연이 떠나가면 새로운 인연이 다가올 것이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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