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유학 준비기(2)
전북에 많은 학교들이 있었다. 고추장 덕분에 들어본 순창, 스키장이 유명한 무주, 치즈의 고장 임실 등등..
그러다 정읍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 직통의 KTX와 SRT역이 있는 곳. 그래서 아이들 아빠는 물론 지인들도 방문이 쉬울 것 같은 곳. 그리고 시아버님의 산소가 있는 곳. 여러모로 익숙하고 편리한 곳이 될 터였다.
정읍에는 3개 학교가 협력학교로 올라와 있었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보고 공지사항과 방과후계획 등등을 살폈다. 서울에서 배우는 피아노를 계속 배우고 싶다는 둘째 녀석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2개 학교로 후보지가 좁혔다. 저학년 위주로 선발하겠다고 한 학교를 제외하니 이제 하나가 남았다. 그리고 조심스레 학교로 전화를 했다. 아직 공지가 올라오지 않은 터라 우리와 맞을지 걱정이 됐는데 다행히 삼형제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아직 학교 소개도 협력유학시설도 올라오지 않아 몇가지를 물어봤다. 학교 커리큘럼이나 역과의 거리 등등은 아주 마음에 들었으나 숙소가 나의 최종 결정을 망설이게 했다. 나무 떼는 온돌방에 주방과 화장실을 갖춘 원룸형 펜션. 학교와 8km 떨어진 거리. 그리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어도 너무 없는 외진 곳.
넷이서 복작복작 살기엔 1년이 길었고 난방을 나무로 뗄 자신이 없었다. 하루이틀 여행으로 온돌방은 좋은 추억의 장소가 되겠지만 1년 사계절을 보내기엔 불편함이 너무 클 것 같았다. 학교와 통화 후 하루를 고민하다 다시 학교에 전화를 했다.
"혹시.. 다른 숙소는 없나요..?
내 전화를 받고 학교도 고민을 했나보다. 넷이 지내기엔 좁고 불편함이 클거라는 데 공감한 학교측은 며칠에 걸쳐 다른 숙소들을 알아봐주었고 결국 학교와 가까운 농가 여러곳을 후보군에 추가했다.
그리고 우리는 시제를 지내기 위해 지었다는 제각에 들어가기로 했다. 무덤이 근처에 있지만 괜찮...겠지? 라는 찝찝한 마음을 함께 한채...
2022년을 며칠 안남긴 12월의 어느날.. 우리는 정읍으로 향했다. 학교도 둘러보고 숙소도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사전 면담.. 새벽 5시반에 출발에 3시간여를 달린 끝에 도착한 학교는 생각보다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