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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꺼꿀이 Jan 11. 2022

픽사 디즈니는 잘 읽어주세요.

제가 많이 사랑합니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못 만든다.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싶지도 않다. 그냥 돈주고 보고싶을 뿐.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애니메이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토다는 것이 좀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마음 속 한 켠에는 ‘내가 사랑하는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좀 시끄럽게 주절대보고도 싶다.

 그래서 이 글에서 한번 넋두리를 해보았다. 내가 사랑하는 애니메이션들과 그 이유들에 대해서 말이다.

 픽사 디즈니는 잘 들어주세요. 한국에 디즈니랜드를 하나 세워주신다면 제가 정말 잘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토이스토리> 

 초록, 빨강, 파랑 등 눈에 확 들어오는 색깔의 조화가 말도 안되게 귀엽다. 토이스토리의 모든 캐릭터는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이 없어서 어떤 캐릭터의 굿즈를 사도 만족도가 상당하다. 미국 여행을 갔을 때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마주친 토이스토리월드와 우디 모형을 보는 순간, 가슴이 멎는 듯 했다. 알린 목소리만 들려도 미소가 절로 났다. 토이스토리는 그 자체로 브랜드고 영생을 누릴 것이다. 걱정되는 건 톰 행크스와 팀 알렌이 죽었을 때다. 누가 우디랑 버즈 목소리를 연기하지 싶다.

 개인적으로 토이스토리 3보다 못한 토이스토리 4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토이스토리의 영생을 위해 나는 모든 토이스토리 영화를 제 때 잘 챙겨볼 예정이다. 픽사한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토이스토리 디자인을 너무 많은 회사에 팔진 않았으면 좋겠다. 질 나쁜 굿즈들이 많아지는게 가슴아프다.


<라푼젤>

 모든 디즈니 프린세스 시리즈 중에서 라푼젤의 남자 주인공이 제일 잘생겼다는 건 유명하니, 굳이 다시 적진 않겠다.

 일단 라푼젤의 성격이 상당히 맘에 든다. 그녀의 mbti는 Enfp가 아닐까 막연히 추측해본다. 사랑에 솔직하고, 하고싶은 일도 명확하고, 대책없는 이야기만 주구장창 하는 그녀의 성격이 나는 좋았다. 물론 디즈니의 고질적인 문제인 잘록한 허리, 날씬한 몸, 큰 눈, 하얀 피부 등은 어린 아이들의 코르셋을 조이기 딱 좋다고 생각됐지만, 어렸을 때 가짜 엄마가 많이 사랑해주지도 않았고 햇빛도 제대로 못 쬐었고 밥도 많이 안먹었으니 어쩔 수 없는거겠지 생각하니 적당히 볼 만 했다.

 특히 디즈니 영화는 일반인의 상식선을 많이 벗어나서 이야기 전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나에겐 그러하다. 모녀갈등은 이해하나, 그렇다고 엄마를 곰으로 만들어버리는 전개는 유교 문화에 익숙한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신데렐라’같은 클래식 디즈니 영화는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라푼젤은 그렇지 않았다. 이야기 전개도 충분히 납득이 가능했고, 마지막에 유진이 라푼젤의 머리를 잘라버리는 것까지 나에겐 완벽했다.

 그런데 왜 속편을 안내주시죠?


<인크레더블>

 마블의 히어로 영화보다 나는 인크레더블을 더 좋아한다. 최근에 나온 인크레더블2를 보고나서 더욱 애착하기로 했다. 사실 힘센 아빠는 그저 그렇다. 우리 아빠는 힘이 세다기보단 왜소하고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라서 몰입이 안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나에겐 몸이 쭉쭉 늘어나는 엄마가 제일 멋있다. 히어로라는 역할과 엄마라는 역할 사이에서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은 디즈니가 얼마나 시대상을 반영하려고 노력하는지를 보여주고, 나는 세계적인 기업이 얼마나 발빠른지 감탄했다.

 딸과 아들들의 능력도 상당히 귀엽다. 특히 잭잭이라는 캐릭터는 인크레더블 제작진이 피와 눈물을 담아 만들어낸 것 같을 정도로 완벽하다. 제 지갑을 털어가세요 제발.

 아쉬운 점은 개인적으로 대쉬 캐릭터를 진짜 좋아하는데, 비중이 너무 적다. 달리기 빠른 능력을 제작진이 경시하는건지, 아니면 빠른 속도감 자체를 영상으로 구현해내기가 어려운건지는 모르겠지만 대쉬 팬 입장에서 매우 속상하다. 대쉬의 달리기 능력은 내 기준 가장 갖고 싶은 능력이다. 물론 출퇴근할 때밖에 쓸 일은 없지만 말이다.  


<코코>

 코코할머니가 노래부르는 순간, 나는 백발백중 운다. 부성애 코드에 약한 나에게 ‘코코’라는 영화는 너무 사랑하지만 너무 슬픈 영화다.

 멕시코의 전통과 풍경을 이리 아름답게 표현해내다니… 멕시코인도 아닌 내가 다 고마울 지경이다. 사후세계 풍경은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긋지 않았나 싶다. 다시보고 다시봐도 주황과 보라로 물든 빛깔의 그 곳은 감탄을 자아낸다. 영혼의 안내자 동물들 또한 애니메이션 영화에 있어서 필수적인 귀여움 점수를 대거 획득한다. 근데 나는 살면서 동물을 한번도 안키워봤는데 누가 내 영혼의 안내자가 되려나 싶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는 반전 요소 또한 완벽하다. 혹자는 영화 중반에 이 반전을 예측했다던데, 나는 처음 봤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반전에 너무 충격받았었다. 그리고 나서 오열…

 혹시라도 코코를 안본 사람이 있다면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따뜻하지만 화려하고, 먹먹하지만 또 보고싶은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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