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실'이라는 벽 때문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성취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거고요.
저는 원래 영어학원을 운영하던 사람입니다. 학원강사 경험은 없었지만, 약 10여년간의 직장생활에서 익힌 영업경험과 영어교육회사 근무 경험을 바탕 삼아 열심히 일한 결과 매년 성장세를 지속시킬 수 있었지요. 하지만, 5년차에 순익상의 정점을 찍은 후 매출은 서서히 줄어 들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로 5분 거리에 엄청 큰 신설타운이 생겨나면서 아이들은 신설 대형영어학원으로 하나 둘 빠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신문을 살펴보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기사 하나를 발견했지요. "40개국에 고객... 생소한 나라에서도 주문 와요." 라는 제목의, 이베이 판매를 소개하는 기사였습니다. 부리나케 기사를 다 읽고 나니, 현재의 내 입장에서 바로 실천해 볼 수 있는 일이었고, 영어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기사에 소개된 이베이셀러가 펴낸 안내서인 '이베이, 나의 두번째 월급봉투‘를 인터넷으로 바로 주문했지요. 그게 딱 2년 전 제 생일이 다가오기 2-3일 전이었었기에, 주문 다음날 도착한 책을 순식간에 읽어 치우고 제 생일날을 이베이 창업 기념일로 만들기로 하고 이베이에 계정을 개설하게 됩니다. 짜자잔~~ 드디어 "낮에는 영어학원 운영, 밤에는 이베이 판매"라는 인생 2모작이 시작된 것이지요.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한 길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이 기사 하나가 저를 험난한 ebay의 세계로...>
처음엔 한류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끌었던 가수 2PM 포스터와 소녀시대 카드를 아이돌카페에서 구입해 재판매했습니다. 40을 넘은 나이에 주간 일과인 학원 운영을 마치고 부업으로 밤부터 새벽까지 일한다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지만, 암탉이 밤새 알을 나 놓듯이,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판매돼 있는 물품을 만난다는 기쁨에 고생이라 생각되지 않았지요. 판매된 물품을 아내와 함께 오전에 학원에 나가 포장해 우체국으로 가져다가 ‘소형포장물’로 발송하는 일이 어느덧 일과가 돼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주말의 휴식’도 없는 월화수목금금금, 근처 무심천 변에 벚꽃이 피는 지, 우암산에 낙엽이 지는 지도 모른 채, 열과 성, 피와 땀, 몸과 마음을 바치는 '4시간수면 인생'이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체중이 2kg이나 빠진 훈남(?) 영어학원원장은 퀭한 눈에 초췌한 심마니 행색으로 어느덧 음지인이 돼버리고 맙니다. ㅉㅉㅉ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정성에 하늘도 감읍했는지 고작 4개월만에 파워셀러 뱃지를 달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새로 구입한 책을 하나씩 따라하며- 스승없는 독학이었기에 – 파워셀러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밤잠 설치며 애썼었는데, 어느 날 파워셀러 자격기준이 "미국인과의 거래 기준 중심"으로 바뀐 걸 알고 실망이 컸었지요. 그 때부터 마음을 비우고 차근차근 하나씩 제품 리스팅하고, “언젠가는 파워셀러가 되겠지...”라는 담담하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고객관리에 좀 더 신경썼었는데...하지만, 이런 파워셀러는 이베이 판매자들 중엔 수두룩하기에, 좀 더 열심히 해 셀러 중 최고등급자인 Top Rated Seller가 다음 목표였고, 이 또한 많은 우여곡절 끝에 단기간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판매자 프로필을 볼 때마다 “당신은 아직 파워셀러가 아니다” 라는 문구로 셀러의 가슴에 불을 지펴준 이베이 관리팀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