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에게 좌우명을 물어보면 대개 유명인들이 한 말과 쓴 글을 그대로 옮겨 쓴다.
그러나, 나는 내가 스스로 만든 것으로 쓴다!
좌우명(座右銘)이란, 늘 자리 옆에 갖추어 두고 가르침으로 삼는 말이나 글을 뜻한다. 서양에서는 모토(이탈리아어:Motto, 라틴어:muttum, mutter)라고 부른다.
나의 좌우명은,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그 일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한다면 그 누구보다 더 잘할 것이다,’이다.
영어로도 바꿔봤다.
‘Although someone who substitutes for me might do the job, I can complete it better than anyone else, if I do.’
Financial Times의 사설인 The FT View를 읽고 내가 알아낸 것을 간추려 짧은 글을 써보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보고서 형식을 갖추어 나도 배우고 또 남들도 쉽게 보도록 하였다. 요즘은 다들 바쁘게 살기에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옮기는 것(번역)보다는 핵심 정리가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OpenAI의 ChatGPT와 GPT-4의 소식을 마주하게 되었다. 하루가 멀다 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는 성능을 보니 너무 놀라웠다. 이미 쓰인 글을 그 나라 말로 간추릴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말로 옮기는 것도 훌륭하게 한다고 했다.
이번 주 The Economist는 Artificial Intelligence와 관련된 내용을 Cover Story와 함께 특집기사로 실었다. Leaders는 물론, Essay와 Science & Technology에도 시리즈로 싣는 것도 모자라 중국의 AI 발전 현황까지도 소개했다.
은퇴 후 최소한 밥벌이를 위해 취득한 외국어 번역행정사로서 내가 설 자리가 어디인가를 고민해 보았다. 외국어 번역과 관련한 국내 유일의 국가공인 자격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어 아포스티유(Apostille)를 비롯한 번역인증과 출판번역 그리고 영상번역에 모두 발을 넓히고 손을 뻗쳐야겠다. 한발 더 나아가 영자신문에 에세이를 기고하도록 노력해야겠다.
특히, 외국어번역행정사는 행정사법 제2조(업무) 제1항 제3호에 따라, 행정기관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번역이 주요 업무라 하니, AI를 활용해서 번역을 하고 인증은 내가 하면 되는 것이라서 오히려 더 잘 되었다.
AI가 번역한 내용을 검토하고 내 책임으로 인증한 서류를 행정기관 등에 제출하려면 기계보다 번역 실력은 떨어지더라도 최소한 번역문을 볼 줄 아는 눈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통역이나 번역을 AI가 다 해주는 세상이라 원문을 넓고 깊게 읽어 내어 자기만의 통찰력(Insight)을 길러야 만이 먹고사는데 작은 보탬이 되리라 본다.
마케팅은 그동안의 금융상품 영업경험을 바탕으로 법무법인이나 금융회사의 상품 설정에 관련된 부서를 타깃으로 삼아 고객수를 확보해야겠다. 그렇게 하려면 또래 보다 내가 사무소를 낼 즈음에 사회의 중역이 될 MZ세대들을 많아 알아둬야겠다. 그러고 나서,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서 상품의 단가를 낮춰 대량공급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천해야겠다.
일단, 이러한 사업계획을 목표로 삼아 그동안 수박 겉핥기로 맛만 본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대표 고전을 원서로 다시 정리해야겠다. 그리고 The Economist와 Financial Times의 모든 기사를 넓고 깊게 읽고 CNN과 BBC로 뉴스를 최신화해야겠다.
직업으로서 인생의 후반기를 시작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다. 개성이 아주 강하여 회사와 직장상사에 불만이 많은 어린 사람들처럼 직장 탈출을 꿈꾸기보다는 현재 내가 가용할 인프라를 최대한 써먹어야겠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작성한 취업규칙상 규정된 근로자의 의무를 충실히 다함과 동시에 권리 또한 당당히 주장하며 근로계약 관계를 공평과 신의칙에 맞게 유지해야겠다.
이것 말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 할 뭔가를 찾아보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대법원 나홀로 소송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민사소송 절차를 안내해 주는 대한민국 법원이 제공하는 사이트로서 소송 서식에 대한 다양한 작성 사례와 간편한 서식 작성 하기를 모두 지원해 준다. 민법과 민사소송법을 좀 깊게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법과 담을 쌓은 사람들, 다시 말해 민법의 논리체계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쳐다봐도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를 수 있다. 그래서 결국 또 변호사나 법무사를 찾아다니며 비싼 선임료를 지불하고 그들의 권위를 따를 수밖에 없다.
참고로, 민법공부를 통하여 배워야 하는 주요한 법익의 침해에 대한 구제받을 권리는, ‘손해배상청구권(채무 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물권적 청구권(방해배제, 목적물반환, 방해예방), 비용상환청구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다.
AI도 마찬가지다.
가령, AI가 Financial Times 기사 가운데 가장 어려운 사설 (The FT View)과 The Economist의 Leaders를 영어로 간추리거니 우리말로 번역을 국내 최고 번역가 보다 더 잘했다고 치자.
그럴 경우 문해력이 떨어지는 나 같은 사람이 읽는다면 그 텍스트가 쉽게 이해가 될 것인가? 솔직히 말하면, 나는 28년 넘게 The Economist를 보아 왔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여전히 버겁다. 머리도 나쁘지만 늘 바뀌는 새로운 일을 바로 따라잡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주도 2번 이상 읽은 기사가 수두룩하다.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이 아래의 결론이다.
AI가 원문(OriginalText)을 우리말로 옮기거나 또 그 나라말로 간추렸지만, 나처럼 바로 이해가 안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이 준 정보를 읽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게 고쳐 줄 매개체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 자리를 AI가 또 차지한다면 나의 논변은 완전히 궤변이 될 것이다.
다행히도, 나는 AI가 그 일을 하기에는 그토록 창의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저 어려운 사설을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다시 써보기로 한 것이다. 물론 어려운 원문의 번역과 요약은 나보다 훨씬 똑똑한 Generative AI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번역이나 통역을 이 기계의 소유주와 위임 또는 도급 계약을 체결하여 문제를 풀어 가려한다.
사설(The FT View)을 소재로 글을 써보겠다고 다짐하고 지금까지 총 10개의 일기를 썼다. 내 주변에 일어나는 세상 일에 대하여 스스로 알고자 하는 것이라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
남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나한테는 여러 가지 공부를 함에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된다. 이렇게 일기라는 틀로 글을 남겨보니 무엇을 어떻게 읽고 또 어디에 가져다 붙여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여하튼, 즐겁고 재미있다.
나를 둘러싼 바깥 세계를 옳게 읽고 내게 알맞은 삶을 살고자 독서한다.
그러나, 책은 삶이라는 실전문제의 연습 문제집일 뿐이다.
덧붙이면,
The Economist (FT)따위에서 뽑아낸 시대정신(Zeitgeist)이 시험문제이고,
그 정답을 찾는 과정이 삶이며,
책(정치•경제학, 철학, 법학)은 곧 수험서다.
나는 남들이 잘하지 않는 그리고 잘할 수도 없는 그런 일들을 여러 가지 한다.
시쳇말로 가지가지한다.
사흘은 달리고 하루는 쉬고, 또 이틀은 달리고 하루는 쉰다. 이 날에 비가 와도 예외가 없다. 할 수 없이 비 오는 날에는 골프 장우산을 들고 달린다. 또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문, 사회과학 그리고 자연과학의 고전 및 시사 관련 베스트셀러를 영어 원서로 읽고 또 읽고 또 읽는다. 법학교과서를 에세이 읽듯이 또 읽는다.
시사 관련 소식은 한글 신문과 방송 대신, The Economist와 Financial Times를 낱낱이 그리고 샅샅이(from cover to cover) 읽고 CNN과 BBC에 귀를 기울이며 듣는다. (그래서는 안 되는 줄 아는데 꼴도 보기 싫은 우리나라 정치인들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
아마 The FT View를 나처럼 에세이로 재구성해보려고 시도하는 사람을 브런치나 블로그에서 현재까지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 길을 가보는 것이다.
설사 또 다른 이가 그 길을 간다면 나의 좌우명을 적용한다면 풀릴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