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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껍데기)과 본질(알맹이)

by 들풀생각

현상과 본질에 관한 얘기를 독서방법에 맞추어 쓰고 싶어 대표사례를 글쓴이가 억지로 지어내 꾸며본다.




(들풀생각 1)


나무의 구조는 크게 뿌리와 줄기 그리고 가지로 이루어져 있고, 잎과 꽃과 열매에서 생기는 현상은 본질(뿌리+줄기) 때문에 생긴다. 그래서, 열매가 부실한 근본적 원인을 찾으려면 가지 대신 뿌리와 줄기에서 찾는 것이 좋다.




(들풀생각 2)


고구마는 덩이뿌리 식물이기 때문에 순이나 줄기의 마디를 잘라 심어도 잘 자란다. 고구마를 캘 때, 주의해야 할 것은 하나의 큰 뿌리를 찾고 나서 그만둘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얼개를 그리며 다른 큰 뿌리를 쫓아다녀야 한다.




(들풀생각 3)


어느 시골집 주위에 집채의 몇 배가 되는 바위가 있었다. 그리고 그 집주인은 약 100m 근처에 있는 동네 우물가로 가서 물을 길어 오고 있다. 어느 날 집주위를 둘러싼 큰 바위 밑 한 곳이 사시사철 습기에 젖어 늘 눅눅한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을 파보니 물이 조금 나오는 것 같아 그 길로 조그마한 우물을 파서 겨울에도 편하게 살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해 그 마을에는 극심한 가뭄이 찾아와 농작물에 사용할 물은 물론이고 샘물조차 마르게 되었다. 하지만 그 집의 우물샘은 마르지 않고 오히려 더 콸콸 나온다. 동네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며 이제는 한 겨울에 모두 그 집으로 몰려들었다 한다.


세월이 변해 수자원 기술이 크게 발달하였다. 가뭄이 또 극심한 어느 날, 한 엔지니어가 목이 말라 그 우물을 찾는다. 다른 곳과 달리 물의 줄기가 세고 물의 양 또한 풍부한 것을 직감한 그는 수자원 개발 목적 확인 및 지역 조사(식수용+생활용수), 굴착 작업 그리고 수질 검사 및 공동체 내 사후 관리 조직 구성으로 사업이 진행되었다. 사업을 시행한 결과 물의 질도 좋고 양도 풍부해서 식수용은 물론 마을의 생활용수로 활용이 가능했다고 한다.




현상과 본질을 잘 나타내 보려고 억지로 지어 내었다. 세 번째 얘기는 만약 농부의 짧은 생각만 있었더라면 한 가구 많게는 마을의 식수용으로만 한정이 되었을 터인데 엔지니어의 확장된 사고가 상상 이상의 역할을 하였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가령, 어제 일자 Financial Times의 The FT View의 제목은 “Taking stocks of the G7 Hiroshima summits(G7 정상회담을 찬찬히 살펴봄)”이다. 이 사설의 주제는 전 세계가 당면한 주요 과제 즉 전쟁과 경제 그리고 기후변화 등에 대한 대비를 위한 선언적 공동성명 발표와 더불어 구체적인 실천을 이행하라는 것이다.


2023년 5월 24 일자 Financial Times의 Headline 가운데 하나는 미국과 중국 간의 Chip Wars는 양국에 모두 불리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또, Opinion sector의 Martin Wolf column (Title: The G7 must accept it cannot run the world)에서 G7을 Barack Obama 정부 시절의 G20 같은 것으로 확장하여 시대정신을 반영하라는 취지로 의견을 제시한다.


이번주 발행된 The Economist Cover Story의 제목은 HOW SHOULD AMERICA LEAD?이고, Leaders (America's plan for the 21" century)와 Briefing (A conversation with Herny Kissinger)이다.


결론은,


Joe Biden 정부가 주창하는 미국 중심의 leadership은 대담하지도 않고 낙관적이지도 않으니, 미•중 양국은 공동협력하여 제3차 대전을 막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현재의 국제정세를 더 자세히 살펴보려면,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의 본질과 자본의 운동 법칙(The Laws of Motion of Capital)을 정확히 꿰뚫어야 한다.


이 제도의 내용과 역사 그리고 본질을 알기 쉽게 규명한 책은 David Harvey의 The Brief History of Neo-liberalism이다. 이 책은 Karl Marx의 Capital을 기본 바탕으로 21세기 현재의 정치•경제학을 현상에 맞게 분석한 것으로 탁월하다.



어쨌든, 하나의 현상에 대한 본질을 찾아가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나의 경우에는 변화하는 세상을 공부하는 것이 늘 즐겁다.


또한, 철학이나 법학을 공부할 때는 반드시 주석 또는 참고자료를 확인하며 읽는 것이 좋다. 또한, 그 책에서 인용한 다른 책이나 논문이 있을 경우 반드시 검색하여 추가로 구입하여 읽어볼지 말지를 결정한다.




요즘 읽는 책을 적어 본다.


주말에는 David Harvey의 A Companion to Marx’s Capital을 서재에서, 평일엔 David Harvey의 A Companion to Marx’s Grundrisse을 전철에서, 사무실에선 양창수 교수의 민법입문을 읽는다.


모두 기본 교과서(텍스트)를 여러 번 읽고 나서 입문서로 다시 정리하는 중이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할 것을 우려해서이다.


일단, 입문서로 모두 차근차근 정리하고 다시 기본서로 더욱더 깊게 읽어 나갈 생각이다. 입문서를 읽고 있자니 그동안 정말 설렁설렁 읽은 것 같다. 여태껏,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관념 속에 살아오지 않았나 한다.


뉘우친다.


아! 현상(Phenomena, 껍데기)과 본질(Noumena, 알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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