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이야기 재미없게 쓰기 (5)
이 글은 타인이 점유하는 재물을 절취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인 형법 제329조(절도) 같은 것이 아예 필요 없는 세상을 가정하고 꾸민 그냥 웃기려 쓴 이야기입니다.
‘범죄도시 3’을 보고 오는 중이다. 통쾌한 액션에 선을 권하고 악을 나무라는 주제가 너무 좋다.
정말로 착하게 살아야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Starbucks 매점에 들렀다. Siren Order로 주문한 카페 아메리카노 Venti Size를 가져가기 위해서다.
대기 번호가 꽤 길다.
매장 직원이 ”Siren Order로 주문하신 얌체(ID) 고객님, 아메리카노 벤티사이즈 나왔습니다!“라고 한다.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러자 이번에는 남자 직원이 목청껏 얌체 고객을 부른다.
역시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느닷없이 내 안에 숨어 있던 못된 장난기가 발동한다. 그러고는 매장 앞으로 다가가는 아주 나쁜 상상을 한다.
아무 말 없이 얌체님의 아메리카노 벤티 사이즈를 집어 든다. 직원이 쳐다보며 얌체 고객님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답한다.
감사 인사를 건네고 도도히 커피를 들고 나온다.』
바로 그때 매장에서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신 들풀생각님 아메리카노 벤티사이즈 나왔습니다!“라는 직원의 큰 목소리가 들린다. 잠시 가출했던 정신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Starbucks를 나오는데 뒤에서 화장실에 다녀온 얌체 고객님의 목소리도 들린다.
참말로 착하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