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 회사 Cafeteria에서 찍은 안개 낀 여의도 공원 전경이다.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찾고 난 다음부터 회사생활은 이 취미활동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물론, 근로기준법에 따라 정한 회사의 취업규칙 가운데 근로자의 준수 의무 사항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지키고 있다.
인간 본성의 탐구와 관련하여 습득한 이론을 회사 업무를 하며 실천하고 또 회사에서 배운 실무를 이론에 연계해서 공부하여 어제 보다 더 나은 앞날의 나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나는 독서할 때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
누가 나에게 행복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곧 독서라고 말할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내 인생 최고의 목표를 책 읽기로 삼았다. 마땅히 평생 읽어야 할 도서 목록도 정했다. 그 책의 4분의 3은 이미 서재에 쌓아두었다. 나머지는 이 책들의 참고서 또는 해설서들로써 차차 마련할 생각이다.
삶에서 운 좋게 찾아낸 행복의 조건을 영원히 유지하고 싶다. 이 행복감(euphoria)을 누리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내가 맡은 소임을 다해야 한다. 소임이란 다름 아닌 가족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이끌거나 떠밀어 주는 일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 모두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줘야 한다. 다시 말해, 그들이 문화인으로써 최소한의 생활을 이어가도록 보태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이 내가 마음껏 내 삶의 뜻을 찾아 나아 갈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평생 사회생활을 통하여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
내가 아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으냐고 물어보면 선뜻 답을 못한다. 설사 바로 답을 해온다고 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살고 싶어서‘ 가 많다. 더 낱낱이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어보면, 거의가 말을 못 하고 머뭇거린다. 그러고는, ‘글쎄! 아직은 그런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면 그들이 말하는 ‘하고 싶은 일’ 들은 돈을 그렇게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보기를 들자면, 여행 같은 취미, 소비 활동 그리고 공부 따위다.
‘안물안궁’할 테지만 내 생각을 말해본다.
나는 ‘지금 느끼는 행복감을 평생 이어가기 위해 돈을 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처럼 지금을 버리고 앞날을 바라는 그런 삶을 살지 않는다. 대신 지금•여기를 즐기기 위해 돈을 벌며 산다. 한말로 독서를 마음껏 하고자 직장을 다니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 생활 탈출이니 꼰대 스트레스니 하는 불만을 가질 이유가 따로 없다. 왜냐하면, 나는 회사를 큰 꿈을 이루는데 반드시 필요한 돈벌이터로 여기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적 관계로 비롯되는 사람들과의 맞부딪침이나 맞섬에 대한 극복은 공부를 통한 이론의 실천이라 여긴다. 그래서 오히려 더 즐긴다. 한마디로,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다. 이론과 실습 그리고 또 이론공부의 보충과정일 뿐이다.
가족 구성원의 생계유지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보통 이상의 직무 경쟁력을 갖추어 회사에 일정한 의무를 제공하여야 한다.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그 일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한다면 그 누구보다 더 잘할 것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한다.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일정한 의무를 법리적으로 살펴보면,
민법상 고용은 당사자의 한쪽(노무자)이 상대방에 대하여 노무 또는 노동력을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사용자)이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다.
계약과 같은 법률행위는 민법 제2조에 따라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되 그 권리는 남용하지 말라는 규정을 잘 지키면 될 일이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회사를 철저히 내 자아를 실현할 그 무엇으로 활용했던 것 같다.
회사의 Infrastructure를 바탕으로 20대에 새로운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혔으며, 30대에 내가 잘하고 즐기는 것을 찾아내었으며, 40대에 내 꿈을 펼치는 기틀 마련에 힘썼다.
그리고, 50대인 지금은 서로 알맞게 거리를 두고 함께 나아가는 대등한 계약 당사자의 노릇을 하는 이웃이 되었다.
나는 내가 가진 슬기를 이웃이 필요하다면 주고받으면 될 뿐이다. 또한, 회사를 다니면서 은퇴 후의 생계 전략을 잘 세워 평생독서가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 계획으로 현재 다니는 직장에 정년까지 또 은퇴 후 죽을 때까지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일단 각각의 직무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회사를 다닐 때까지는 자칭(self-styled) 금융분쟁조정 전문가의 노릇을 하고 또 틈틈이 준비하여 은 퇴를 하고 나서는 외국어 번역 행정사와 출판 번역가의 길을 갈 것이다. 앞의 것은 육법전서로 공부하고, 뒤의 것은 저인망식 그물법을 준용한 포괄적인 영어공부로 대처해 볼 생각이다.
남들처럼 돈을 많이 벌어 평생 읽고 싶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그리고 또 열심히 회사의 일을 하는 것이다.
가슴속 큰 꿈의 실현을 위해 회사는 그 수단가운데 하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