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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풀생각 Jul 22. 2023

Extrovert vs Introvert


Extrovert는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을 말하고 Introvert는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을 뜻한다. 외향적 성격에 견주어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왠지는 모르지만 기분이 별로다.


​​외향적인 사람은 누구에게든 사교적이고 친절한 경향을 띤다고 한다. 반면, 내성적인 사람은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주로 마음속으로 품는 경향이 있다고 그런다.


둘 다 좋고 나쁘거나 옳고 그른 것이 아닌 그냥 성격만 다를 뿐인데…




나의 MBTI는 ESTJ이다.


​자세히 뜯어보면, E(Extrovert, 외향, 외부, 표출), S(Sensing, 감각, 현실, 실용, 실천), T(Thinking, 사고, 논리, 사실판단), J(Judging, 판단, 목적, 계획, 절차)다.


회사에서 나와 20년 넘게 알고 지내는 A가 나의 MBTI를 물어와서 ESTJ라고 말했더니 ‘말도 안 된다!’고 한다. 다른 것은 다 맞는데 E가 잘못되었다고 우긴다.


​​나의 겉모습을 보고 판단한 듯하다. 그리고 나를 잘 모르는 모양이다. 하기사 나도 나를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Extroverted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사실 나는 회사에서 일할 때 말고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리고 회사 내 몇몇 사람 빼고는 점심이든 저녁이든 잘 어울리지 않는다. 아마 그래서 나를 그렇게 본 모양이다.


​​A는 늘 부정적인 사람이라 내가 무슨 변명을 해도 믿지 않을 거 같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됐다고만 한다. 그리고 둘은 헤어진다.




그를 보내고 나서 내 성격이 왜 Etroverted 인지 하나씩 보기를 들어 또 다른 나에게(Impartial Spectator)설명한다. 지금부터 거꾸로 내려가며 증명해 본다.


​​우선, 내가 하는 일은 우리 회사와 거래하면서 다툼이 생긴 고객과 직접 만나거나 아니면 전화로 말을 걸고 글을 써서 답변한다. 또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투자권유를 한 직원과 이런저런 의사소통을 한다. 게다가, 금융감독원에 들어가서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한 중재인 또는 회사의 대변인과 대리인 노릇을 한다.


​​쉬지 않고 가장 길게 통화한 시간은 3시간 30분이고, 면담시간은 6시간 이상이었다. 2012년부터 이 일을 해왔는데 별 탈 없이 지내왔다. 만약, 일을 못했다면 애초에 다른 부서로 발령 났을 것이다.


​​그다음으로, 나는 이 일을 맡기 전, 5년씩이나 법인 또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파는 일을 했다. 법인의 자금 담당자와 함께 거의 날마다 점심 또는 저녁을 먹고 술도 12시 넘게까지 마셨다. 뿐만 아니라 주말에는 골프도 쳤다. 그 기간 역시 회사로부터 일을 못한다는 소릴 들은 적은 없고 월급에 인센티브까지 잘도 챙겼다.


​​또 그전에는 회사의 부동산 관리와 주주총회 및 이사회 업무를 관장하면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아울러, 지점에서 개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식과 채권 그리고 펀드를 팔았다. 아주 빼어난 실적은 없었지만 그럭저럭 지냈다.


​​위의 일을 할 때 큰 어려움은 없었으며 오히려 즐겼다. 이상이 내 성격이 Introvert가 아닌 Extrovert인 이유라고 말한다.




평소 A는 또 나를 편향적인 사람이라 놀려왔다.


​​그래서 내친김에 나는 중립 또는 중도적인 성격 좋은 사람이라며 또 다른 나에게 주장해 본다. 왜냐하면, 분쟁 조정 업무를 하면서 고객과 회사 그리고 금융감독원의 가장자리에서 각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잘 조율하고 조정했다. 그 결과 회사로부터 모범상도 받았으므로 객관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본다.


​​분쟁조정업무를 하면서 바깥에서 회사 사람을 거의 잘 안 만나고 쓸데없는 말도 잘 안 하니 나를 내성적인 사람으로 보았나 보다. 어쩌면, 소통도 잘 안 되는 아주 꽉 막힌 사람으로 봤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보겠군.


​사실, 마음만 먹으면 번개 할 사람은 수두룩하다. 그러나, 쓸데없이 어울리는 것보다 나중에 더 쓸모 있는 만남을 위해 한 글자라도 더 보는 게 좋다. 그래서, 절제 있는 생활을 할 뿐이다.


​그나저나 내가 또 브런치나 블로그를 한다는 것을 A가 알게 되면 나를 외향적이고 소통도 잘하는 성격으로 보려나? 다음에 일이 생길 때 알려줘야겠다. 워낙에 부정적인 사람이라 하는 거 봐가면서 일러 줄란다…



집에 있는 그분에게 내가 ESTJ라 하니 내용을 조작했다고 한다. A에게 했듯이 또 아무 말 못 하고 또 다른 나에게 다시 항변한다.


​​그런데, A나 그분한테는 대놓고 Extrovert라고 말 못 하고 속으로 또 다른 나(Impartial Spectator)에게 중얼거리는 게 Introvert 같은데…


​에라 모르겠다. Extrovert 면 어떻고 Introvert나 혈액형이 트리플 A(AAA+)면 또 어떠냐! 남들한테 해코지 안 하고 잘 살아가면 그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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