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런치에 남기는 들풀생각, 곧 『영어공부, 독서법, 인문학, 법학 및 경제학 따위에 관한 잡다한 생각』은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쓴 일기일 뿐입니다.
이 글은 ‘나의 삶, 나의 일, 나의 길‘이라는 부제를 달았습니다. 살면서 스스로 좋아하고 즐기는 일 한 가지를 찾아내는 게 공부의 목표가운데 하나라 여기고 썼습니다. 조금은 어수선하게 보이더라도 제가 다듬은 일과 길과 삶이므로 한 번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회사에서 금융분쟁조정 업무를 맡고 있다.
금융분쟁조정이란, 금융소비자 등이 금융 관련기관을 상대로 제기하는 분쟁에 대하여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 조정신청을 받아 합리적인 분쟁해결방안이나 조정 의견을 제시하여 당사자간의 합의를 유도함으로써 소송을 통하지 않고 분쟁을 해결하는 자주적 분쟁해결방식의 하나다.
한마디로 금융민원을 해결하는 일이다. 금융민원이란, 자연인 또는 법인이 금융회사의 업무에 대하여 이의신청, 진정, 건의, 질의 및 기타 특정한 행위를 요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다.
믿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 일을 좋아하며 즐긴다.
회사 안팎에서도 이 일을 잘해 보려고 늘 애쓴다. 물론, 남들이 알아봐 줘서 특별한 대우나 보상을 바라고 그러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이 일을 잘 해내는 것이 곧 더 낫고 좋은 나를 만듦이라 믿기 때문이다.
뜬금없는 말이지만, 전문가의 직무철학인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는 나한테는 곧 선비정신일뿐이다.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논어 문구다. 그래서 스스로 나를 ‘들풀’이라 부른다.
이 일을 잘하려고 철학과 법학과 영어를 공부한다. 철학은 인간의 본성을 분석하여 업무에 적용할 감성적 공감 능력을 갖추기 위함이요, 법학은 논리적 설득 방법을 터득하기 위함이다. 또 영어는 철학과 시사를 처음 뜻 그대로를 꿰뚫어 보기 위함이다. 회사 밖에서 배운 이론을 회사 안에서 실천해 본다. 또 회사 안에서 겪은 경험을 회사 밖에서 이론으로 바로 세운다. 이론과 실천의 유기적 결합이다. 그래서, 언제나 회사 안에서나 밖에서나 내가 맡은 일을 잘하려고 힘쓴다.
이렇게 하는 까닭이 있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고 즐기며 돈벌이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운이 좋게도 나는 인문고전을 원서로 읽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아내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찾아내어 돈벌이까지 잇고 맺어 보도록 오랫동안 고민해 보았다. 그 결과 인문고전 원서와 법학 교과서, 그리고 The Economist(FT)를 읽고 그 내용을 익혀 내가 맡은 일에 잘 써먹는다면 세 가지 모두를 모자람이 없이 만드리라 여겼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평생 독서 목록도 정해두고 하루하루 실천하며 수행하고 있다. 이 책들을 바탕으로, 나머지는 참고서(주석서)로 보태며 앎을 채울 생각이다. 나한테 독서는 곧 수도자의 고행이다. 그래서, 늘 아래와 같이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만약, 마음속 출가를 한다면,
가. Karl Marx’s ‘Capital I·II· III(자본론)’, David Harvey’s ‘The Limits to Capital(자본의 한계)’과,
나. Bruce Cumings의 “Korea`s Place in the Sun : A Modern History(한국현대사), The Origins of the Korean War I·II(한국전쟁의 기원),
다. 곽윤직 교수의 민법교과서 (민법총칙·물권법·채권총론·각론)와 양창수 교수의 민법시리즈(계약법·권리의 변동과 구제·권리의 보전과 담보)
라. 불연 이기영 선생의 원효사상(元曉思想)을 챙길 생각이다.
돈벌이에 대하여 조금 더 보태 말해보자면 이렇다.
회사를 다닐 때까지는 철학과 법학 분야를 넓고 깊게 공부하여 말과 글로 잘 옮기는 일을 한다. 물론, 내가 계속 금융분쟁조정 업무를 맡는다는 가정에서 그렇다.
(다른 일을 맡더라도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인문학과 법학 그리고 경제학 공부는 필수라서 취미를 바꿀 걱정이 전혀 없다.)
말은 고객 응대 능력을 키우는데 필요한 것이고, 글은 답변서 등의 법률문서 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옛날과 달리 요즈음은 브런치와 블로그에서 남들 앞에서 열심히 글을 쓰고 있으니 그 실력이 나날이 다달이 크게 자랄 것이다.
인생의 제2막에서는 그동안 갈고닦은 영어와 법학 실력을 바탕으로 외국어 번역행정사와 출판 번역가의 길을 갈 생각이다.
그러나, 두 가지 길 모두 현역 때와 다르게 돈을 크게 벌 욕심은 내려놓고 사회활동에 참여한다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고 즐기며 돈벌이까지 연결을 시킬 수 있는 취미를 찾아 너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