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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풀생각 Jul 24. 2023

읽기와 말하기 그리고 쓰기


영어를 배운 지 40년이 넘었다. 읽고 듣는 것 빼고는 따로 말하기를 해본 지가 아주 오래돼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아직도 말을 잘 못하고 또 글을 잘 못쓴다면 그것은 모두 읽는데 쏟아 부운 시간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라 여긴다. 따로 확인해 볼 것도 없이 꾸준히 이것저것 많이 읽어봐야겠다.

영어 공부의 방법론을 법률공부와 견주어 기록에 남긴다.




금융분쟁조정 업무의 기초는 법률 문서의 작성이다. 


처음 이 업무를 맡고 나서 사실관계의 확인과 회사의 의견 및 처리방향을 골자로 한 민원 답변서를 작성해야 했다. 골자만 있고 나머지는 모두 나 스스로 창작을 해서 논리 정연하게 빈칸을 채워야 한다.


무엇보다도 설득력이 있는 문장을 알기 쉽게 써야 한다.




법률 문서를 잘 써보려고 어느 로스쿨 교수가 쓴 법률문서 작성요령을 읽어보았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법률문서의 작성을 잘하려면 다른 것은 몰라도 국내 법학 교수가 쓴 민법 교과서를 줄기차게 읽어보라고 했다. 그래서 유명한 교수들의 교과서를 읽고 또 읽어 내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어렵고 딱딱하던 법률 용어가 말로도 글로도 술술 나오는 것이었다.


물론 내 기준에서 그렇다.


또 전체적인 법률적 사고의 틀인 Legal Mind가 생겼는지 무슨 사건이 생기면 그 틀에 맞추어 보려는 버릇까지 생겼다. 마치 밀가루를 반죽하여 붕어빵 틀에 갖가지 재료를 넣고 일정한 시간 동안 구우면 붕어빵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하고 나서 형법과 민사소송법 그리고 행정법도 똑같이 읽어 내렸더니 어디 가서 무식하다는 소리는 면할 정도는 된 것 같다.


당연히 확인한 바는 없다.


책을 읽고 또 읽고 쓰는 연습을 했더니 말과 글 그리고 생각 틀까지 바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똑같은 방식으로 영어를 공부하면 언젠가는 말도 글도 잘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이것저것 끊임없이 읽어내는 것이야 말로 어학공부의 주춧돌이라 여긴다. 어쨌든,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내 자랑을 조금 하자면, 나는 2011년에 OPIC과 TOEIC Writing 시험에서 이미 고득점을 받았다. 이것을 밝히는 까닭은 나도 남들처럼 영어의 ‘영’ 자 정도는 알고 있다는 것을 내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영어공부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나의 영어공부법을 한 번 해봤으면 한다. 즉, 함께 해보자는 뜻이다.


나는 영자신문과 Non-fiction 원서의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어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그 가운데서도 영자 신문의 사설이나 칼럼은 몇 번씩 읽고 또 베껴도 봤으며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도 봤다. 그리고, 내가 이 글을 쓴 사람이라면 또는 내가 CNN 방송에서 인터뷰를 한다면 이렇게 쓰고 또 말한 터인데 하면서 글을 읽고 있다. 그리고 가급적 말하는 속도와 같거나 더 빨리 읽어 내려고 하고 있다. 이렇게 되풀이하고 집에서는 또 방송을 보고 들으며 또 이렇게 저렇게 할 텐데 하며 시간을 보낸다.


단순하게 Native Speaker들이 잘 쓰는 드라마나 영화 속에 나오는 대사 또는 생활영어 교재 그리고 소설이나 팝송가사 따위만 가지고는 영어로 말하거나 쓰는 데는 턱 없이 모자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하는 방식과 정반대로 기본 교과서에 속하는 영자신문의 텍스트를 충분히 읽고 또 말로 따라 해보고 나서 여유가 생길 때 앞의 것들을 보태야 한다고 본다.


40대 후반인 지인이 회사일 때문에 영어회화 학원에 다닌다 한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지 말고 지금부터 20년 정도 기간을 잡고 읽기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텐데!‘라는 말이 입속에서 머문다.

읽기 공부는 하지 않고, TOEIC 성적을 높이려고 학원 따위에 돈을 쓰는 것이나, 12세~15세 이후 떠나는 해외 어학연수 따위도 모두 ‘깨진 독에 물 붓기’라 본다.


그러나, 절대 밖으로 꺼내서는 안 될 말이다!


부리나케 김태리 주연의 악귀가 다 끝나가고, 또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도 너무 재미있었다며 애써 말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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