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원서와 법학 교과서 그리고 영자신문의 사설 또는 칼럼을 읽을 때 느끼는 한 가지는 정독을 하지 않고서는 결코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누가 내게 제대로 된 독서법을 물어온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뜻을 새겨 가며 자세히 읽는 것 ’이라 대답할 것이다.
설마가 사람도 잡는다지만, 나한테는 절대 그럴 일이 없어 정말 다행이다!
내가 생각하는 다독(多讀)이란, 정독(精讀)의 횟수를 높여 나가는 것이다. 정독이란, 어떤 글을 뜻을 새겨 가며 자세히 읽는 것을 일컫는다.
인문고전은 여러 번 읽어야 참 뜻을 헤아리므로 정독법부터 배우고 읽어야 한다. 나를 포함한 현대 한국인의 대표적 병통(겉멋)인 “대충대충, 듬성듬성, 빨리빨리”는 독서법을 모르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 본다.
독서의 즐거움을 진정으로 느낀 사람치고 정독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정독 연습은 영어 또는 한문을 읽는 것이 효율적이다. 왜냐하면, 이 글들은 대충 보면 읽어나 마나 하기 때문이다. 외국어가 힘들면 국내 일간지의 사설도 괜찮다.
정독이 안 되는 이유는, 글자와 눈이 마주하지만 마음이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손가락 또는 볼펜 끝으로 문장을 따라가며 읽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참고로 나는 노란색 형광펜으로 그렇게 한다.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석파정옆 너럭바위 아래에 있는 아주 작은 우물(?)로 둘레가 동전크기만 합니다. 이 우물이 생겨난 원인은, 수억겁년 바위 위에서 떨어진 물방울로 추정됩니다.
주일무적(主一無適)하게 정독하여 다독을 한다면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멋있는 우물 하나를 파지 않을까 하여 사진을 게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