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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독서 목적: 생각 틀 만들기

독서에 관한 짧은 생각(2)

by 들풀생각

I. 글쓰기 전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자기소개를 나도 따라 해 본다.


나는 학자도 아니고, 법조인도 아니다. 영어교육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다!​

나는 월요일보다는 금요일을 그리고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냥 아무개일 뿐이다!




나는 영어인문학 그리고 사회과학 (법학·경제학) 분야를 홀로 독서를 하며 겪은 경험을 공개함으로써 혹시라도 내가 걸어온 또는 나아갈 길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하여 이 글을 남긴다.

II. 이 글을 쓴 목적

인문학 공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왜 그러한 지에 대하여 제대로 답을 가르쳐주는 이도 없을 뿐 아니라 스스로도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남들이 그렇다고 하니 부화뇌동한 것 같다. 설상가상으로, 그것을 또 대물림으로 다음 세대들에게 강요하기도 하였다.

책을 계속 읽다가 보니 자연스럽게 세계관 또는 생활철학 같은 것이 생겼다. 그래서 도식으로 정리하고 독서에 다시 적용해 보니, 그게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해서 이 글을 남긴다.


간추리면, 인문학 독서의 목적은 세계관 틀을 만드는 것이다! ​

나의 세계관은, 곧 들풀 세계관으로서 “어울려 아우름”이다.

III. 나의 독서 성장기

나는 원래 독서를 즐기지 않았다!

그러나 영자신문 특히, 사설 읽기는 대학교 1학년때부터 반강제적으로 즐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그러던 내가 2007년 초에 광화문 교보문고 원서코너로 다가가 우연히 책 한 권을 집어 든다. 경제학 교양도서인 그 책의 제목은 “The Great Depression Ahead”이며, 저자는 Harry S. Dent이다. 무려 375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양장본이다.

친구를 기다리다가 심심해서 읽은 그 책을 1시간에 20페이지 이상 읽은 것을 보고 거금을 투자하여 바로 사버렸다. 그날부터 일요일까지 도서관에서 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읽었다. 사회과학을 영어로 읽은 최초의 책이 되어, 서재에 신주 모시듯이 대우한다.

너무도 기뻐 눈물이 왈칵 쏟아졌으며 그 흥분을 감추지 못해 밤새 한잠도 자지 못했다.

영어영문학과 88학번이므로 거의 20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비록 문학을 전공한 사람이지만 학창 시절에 거의 경제학과 법학 그리고 행정학 등의 사회과학 공부를 독학으로 많이 했다. 그리고 금융회사에 근무하면서 익힌 금융지식과 영어신문 읽기를 통한 공부가 아마 상승작용(Synergy Effect)을 하지 않았나 추정된다.

그 이후로 회사에서 지급한 복지 포인트로 경제와 투자 관련 도서를 집중해서 읽었다. 내용이 이해가 쉽게 되니 재미도 있어 서재에 책이 계속 쌓여가고 있었다. 어느 정도 읽고 나서는 굉장히 자만하였다. 왜냐하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도 그런 책을 보는 이가 주변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완독 한 권수는 늘어나는데 남아 있는 지식이 없었다.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채고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독서법이 탓이었다. 그냥 아무런 전략 없이 무턱대고 읽기만 했던 것이다.

그래서 구입한 것이 바로 How to read a book이다. 독서법을 새로 정비하고 나서 이제부터는 인문고전원서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읽으면 읽을수록 지적 허영만 늘어난 것 같고 남는 것이 없었다.

주로 칸트헤겔 그리고 데이비드 흄 등의 서양철학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국부론자본론 그리고 정의론을 차례차례 읽었다. 인문학문에 이어 사회과학 그리고 자연과학의 대표 고전에는 모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수차례를 반복하고 나서 이번에는 또 동양고전논어·맹자·대학·중용·노자·장자를 한글판으로 읽고 한국의 고전도 읽어 나갔다. ​

그렇게 반복해서 책을 읽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생각의 틀이 생겨난 듯하여 그림으로 도해를 해보았다. 사람의 머리·가슴·오른쪽 팔다리·왼쪽 팔다리를 모양으로 한 들풀 세계관이 만들어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들풀 세계관 참조)

IV. 인문학 독서의 목적

붕어빵은 묽은 밀가루 반죽을 붕어빵 모양을 한 금속틀에 붓고 팥소를 채워 굽는 방식으로 만든다.

여기서 핵심은 붕어빵 틀인데, 이것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틀이 완성되면 밀가루 반죽은 그렇게 어렵지 않으므로 붕어빵 만들기는 쉽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인문학 독서의 목적은 사실상 붕어빵 틀을 형성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


문학(현재)과 역사(과거)와 철학(미래)을 골고루 섭렵하여 균형 잡힌 세계관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붕어빵 틀에 해당한다. ​


나에게 있어 이 틀이 바로 “어울려 아우름”이다.

여러 가지의 읽을거리는 바로 밀가루이며 그것을 읽는 행위는 반죽이다. 이 반죽을 금속틀에 부어 구워 나오는 붕어빵바로 통찰력(Insight)이다.

잉어빵도 만들 수 있다.


V. 들풀 세계관 어울려 아우름 (나의 사례)

1. 도해

이 도표는 글쓴이가 독서하며 만든 생각 틀로 각자 고유의 세계관을 만들어 독서를 한다면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Sample 게시함

2. 세계관 해설


세상은 온통 나와 다른 온갖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을 올바르게 해석하여 나의 삶에 맞게 적용하기 위하여 “어울려 아우름”세계관을 정립한다.


​이 관점은,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보수(우파, 국부론-아담 스미스)와 진보(좌파, 자본론-칼 마르크스)를 통합하여 중용론(중도, 정의론-존 롤즈)의 입장을 취하고, 협동주의(단기적, 유교사상)와 개인주의(장기적, 노장사상)를 융합하는 현세적 세계관이다. ​


이 세계관을 기초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여 감각과 경험의 세계를 넘어 사유의 단계로 나아간다.

실천이 곧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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