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과 인문학의 상관관계

독서에 대한 짧은 생각(4)

by 들풀생각

​I. 들어가는 말​


1. 민법교과서를 읽는 이유

2022년 3월부터는 한글로 된 책은 오직 양창수 교수의 민법 교과서 시리즈, 즉 『민법 : 계약법』,『민법 : 권리의 변동과 구제』 및 『민법 : 권리의 보전과 담보』 만 읽는다.

이 책은 수험용 또는 학문적 관점에서 다룬 다른 교과서와 달리 실생활에 적용되는 ‘살아 있는 법’을 인식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재로 실제로 작동하는 법의 이론과 틀을 바탕으로 재판례를 분석·비판하는 능력과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 이를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엔 안성맞춤이다.

법조인도 아니면서 이러한 책들을 읽는 이유는 오직 하나, 법학을 인문학적 틀로 이해하고자 함이다.

2. 법학교과서 읽기의 즐거움


영어를 TOEIC나 수능시험 대비용이 아닌, 철학을 논술 대비용이 아닌 목적으로 공부만 해도 공부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

마찬가지로 법학 공부 역시 전문자격증 준비가 아닌 것으로 공부하면 그 교과서안에서 문학과 역사와 철학이 보인다!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기엔 이만한 책이 따로 없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을 때면 언제나 몸에 있는 온갖 힘을 다 빼고 최대한 편안하게 읽으려 노력한다.


3. 이 글의 간추림

이 글은 민법이 왜 인문학과 연결되었다고 주장하는지에 대한 글쓴이의 짧은 생각에 관한 것이다.


이 글의 내용은 민법을 공부하게 된 계기민법과 인문학의 관계에 대한 설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글은 법학 특히 민법을 단순히 기술적 차원을 넘어 인문학적 차원에서 접근하여 공부를 하자는 뜻에서 그 기록을 남긴다.

II. 민법 공부와 지적 호기심

1. 민법 교과서를 읽게 된 계기


민법교과서를 처음으로 정독하게 된 계기는 영업점근무를 하고 나서 본사의 부동산업무를 하는 부서로 발령이 나면서부터다. 지점생활만 하다가 본점부서로 이동하면서 생긴 복잡한 감정으로 출근을 해보니 전임자가 1주일 후에 퇴사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전에 자기가 5년 이상 몸담던 업무를 후임자인 내게 모두 인계하고 오후부터 휴가라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자기는 퇴사일까지만 휴대폰을 공개하니 궁금한 업무를 그 기간에 모두 물어보라며 무심하게 굴며 나갔다. 그는 국내에서 아주 유명하다는 대학의 법학과 석사 출신으로 자존심이 엄청 쌘 것으로 소문난 못난이다. 아마 사법고시를 다시 도전하러 가는 모양인 듯하다. (지금 그는 공인중개사를 한다고 한다.)

오전에 업무인수인계를 마치며 무림계의 도사가 수제자에게 비법이 담긴 서책을 넘겨주듯이 김준호 교수의 “민법 강의”를 물려주고 간다.​

2. 지적 자극과 자존감 회복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다른 사람한테 지적자극을 받으면 그날로부터 스스로 만족하는 그날까지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지 간에 불철주야 거기에 집중하여 기어코 상대를 넘어서고자 하는 못된 버릇이 있다.

그래서 나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함부로 나에게 그러한 행동을 잘하지 않는다.

그렇게 시작된 민법공부가 나중에는 국내 민법의 대가인 곽윤직 교수의 저서로 또 양창수 교수의 저서로 이어지며 읽고 또 읽으며 거의 21년째 들어선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제는 법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과는 웬만한 식견이 통하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잘 알아먹는다. 어쩌면 웬만한 그들보다 더 높은 법학적·철학적 견지를 갖추고 있을지도 모르나 잘난 척하기 싫어 여기서 멈춘다.

II. 법학과 인문학(문학·역사·철학)


법을 공부한다는 것은 법률행위에 대하여 법규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사례에 적용하여 최종적인 가치판단을 내리는 논리적 추론을 배우는 과정이다!

1. 법학공부의 의의

철학•법학•영어 공부의 기본은, 가치 또는 사리판단에 필요한 분야별 사건에 대한 논리적 해석과 규정의 적용 능력의 유무에 달려 있다.

2. 법학공부=법전의 해석

법률의 규정은 보통 추상적으로 표현되므로, 구체적 사실에 부딪혀 그 뜻을 확정하려 들면 의외로 분명하지 못한 점이 많다. 가끔 모순된 법규도 있다. 해석을 거치지 않고도 그 뜻이 명백한 성문법규란 하나도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러므로, 민법의 해석은 성문법규, 특히 민법전의 해석이 그 중심이다.

3. 법학공부의 효과

오랫동안 고전을 원서로 읽고, The EconomistFinancial Times를 정독하다 보면, 법학교과서는 그다지 어려운 책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전자에 견주어 후자는 우리말로 쓰인 책이고 이론과 사례와 판례라는 여러 가지 해석의 도구가 있기 때문이다.​

※ 내가 생각하는 독해 난이도 순서 : A Theory of Justice (>>>) The Economist (>>>) Financial Times (>>) 민법교과서

잘 쓰인 법학교과서를 읽게 되면,

그 안에 문학(명문장)과 역사(자본주의 역사)와 철학(칸트와 헤겔의 도덕론과 롤즈의 정의론)이 보인다.

민법에서 칼 맑스의 자본론과 칸트의 철학과 역사가 보인다는 내용에 대한 증명자료 (양창수의 민법입문에서 발췌)

이것이 바로 인문학 공부한다고 서점에서 얄팍한 자기 계발서적, 힐링서적, 고전을 짜깁기 한 책,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정신승리식 자기 긍정을 강조하는 책만 찾지 말고 민법강의를 정독하자는 이유다.


III. 나가는 말

변호사 도움 없이 본인 스스로 소장•답변서 등을 제출하며 민사소송을 진행하도록 도움을 주는 대법원 나 홀로 소송(본인소송)을 잘 활용하려면 민법과 민사소송법의 기초 지식을 습득해 두어야 한다.

이런 것이 진짜 법률공부의 목적이지 수험용에 너무 매몰되지 말자.

모두 내가 겪어본 것에서 나온 짧은 생각이다. 괜스레 법조인들 앞에서 주눅 들지 말고 진짜 해보라! ​혹시라도 해보려거든 법학입문부터 읽고 나아가야 한다.

정말로 독서가 밥 먹여 준다. 이런 게 곧 실학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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