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 참다 오늘 책장을 한 칸 더 마련했다.
기존에 있던 책장에 1열과 2열로 책을 진열한 후, 가로로 책을 또 쌓았더니 나무로 된 책장이 휘어져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비움을 실천한다며, 더 이상 안 읽을 것들을 버리려 했다. 하지만, 뭘 버려야 할지 몰라 겨우 두권만 버렸다.
비움을 실천하기엔 나의 내공이 턱없이 모자라나 보다. 뭘 비워야 하는지 전혀 모르니 말이다!
사실인즉, 이미 읽은 책들은 내용의 완벽한 이해가 부족하고 아직 안 읽은 책들은 언젠간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들이다.
다시 말해, 채워야 할 것이 너무도 부족한 탓에 거의 아무것도 버리지 못했다.
사고의 유연성이 논리 정연한 사람의 기득권인 것처럼, 비움은 채운자만이 누리는 특별한 권리임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책이 또 다른 책을 부르고,
알면 알수록 나의 지적 수준이 더 초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