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과 삶, 그리고 깨달음 (2)
1. 위관규천(葦管窺天)이란, 갈대 구멍으로 하늘을 보는 어리석음을 빗댄 말로써, 얄팍한 지식으로 세상을 꿰뚫어 보려는 편협한 견해를 가진 나 같은 사람을 말합니다.
2. 지금껏 내가 여기에 살면서 위관규천을 한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할까 합니다.
가. 정치•경제분야에서는 자유와 평등의 뜻도 모른 체 보수와 진보를 나누었으며, 자본시장의 균형을 자본의 운동법칙을 몰라 오로지 수요•공급의 법칙으로만 이해하려 하였고, 민법의 원리가 사유재산제도(물권법)의 확립과 사적자치의 원칙(채권법)의 확장으로 자본주의체제를 견고히 하고자 만든 상부구조였다는 사실을 꿰뚫지 못한 사실입니다
나. 사회•문화분야에서는 정통과 이단, 선과 악이라는 서양의 이분법적 사고를 아무런 편견 없이 받아들였으며, 역사에 대한 인식 또한 사대주의로 무장한 지배계급이 배척한 사상•종교를 멀리하고 제도권에서 가르치는 대로만 따르다가 세상을 외눈으로만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상분야에서는 동양철학이 직관에 따른 거시적인 길을 제시하며, 서양철학은 미시적으로 사유의 방식으로 동양의 사상을 증명하는 것임을 알지 못하고, 그냥 단순히 제국주의 논리에 맞춰 선진•후진의 관계로만 보았던 것입니다.
아울러, 종교의 존재이유가 ‘인간다움’에 있다고 가정할 때, 공자는 중용을, 석가는 중도를, 예수는 사랑을 통하여 실천하라는 가르침을 통섭하지 못하고 모두 다른 길이라 여긴 배타주의자들을 그저 간과만 하였습니다.
3. 이러한 외골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시야를 허블 우주망원경 수준으로 넓히던지, 아니면 갈대를 아예 없애 버려야 합니다.
시야를 넓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Syntopical Reading을 하는 것입니다. 이 독서 방법은 어떠한 주제의 책을 통독한 다음에 같은 주제로 반대 생각을 나타낸 다른 작가의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 통합적 책 읽기입니다.
이 경지에 도달하려고, 입문서 - 원본 Text - 원본의 주장과 반대되는 Text - 관련논문 등을 각각 최소한 3번 이상 정독을 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식의 지평이 확대되어 갈대구멍이 조금씩 넓어지리라 확신합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우리 사회에서 장님 코끼리 말하듯이 고집세고 속이 좁은 또 한 사람을 줄여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