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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이 또는 쟁이의 삶

by 들풀생각


진정한 전문가란, 인간본성의 탐구를 통하여 얻은 인문학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탁월한 실무능력을 발휘하며 광범위한 이론 지식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자로서 공인된 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나, ​

이들 요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직업+장이 또는 쟁이]로 불러야 마땅하다!




I. 서 론 : 인간본성 탐구와 전문가

고전을 읽고 그 뜻을 헤아려 삶에서 통찰력을 찾는다는 것은 드디어 교양인이 되었다는 뜻이다.


노거수(老巨樹)처럼 오랜 세월을 견디며 축적된 인류의 지적 유산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탁월한 일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을 인간본성 탐구 전문가(the Specialist to inquire the Human Nature)라 부른다!

II. 본 론 : 전문가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1. 전문가가 부족한 이유

우리 사회에 단순 기술자들(박사 및 전문직 종사자들)은 차고 넘치는데, 전문가가 거의 없다. 경상도 말로 옮기면, 장이가 천지 삐까리란 뜻이다.

그 까닭은, 바로 그들이 축적한 지식을 인간본성의 탐구를 바탕으로 한 지혜로 탈바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덕이 부족하고 학문의 깊이가 얄팍해서 교양이 없는 비상식적인 인간이 되고 만다. 굳이 예를 들자면, 엘리트급 판•검사출신의 몰상식한 정치인처럼 말이다.

이런 연유로, 우리는 전문분야에서 일을 하는데도 차마 전문가라 부를 수 없는 이들을 아주 많이 본다. ​

나. 인문학적 통찰력 배양

모름지기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면 인간본성의 탐구를 바탕으로 한 인문학적 통찰력으로 해당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잘못 놓인 구체성의 오류 때문에 단순한 기술자가 될지도 모른다. ‘인간의 본성’은 인간의 도덕적 생각과 행동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이를 탐구해야 바름을 세울 수 있다.


지혜란, 격물치지(格物致知)의 단계에서 나오는 고도의 정신적 능력으로 인간이 가진 얼과 바탈의 흙이요, 거름이다!

다. 학문의 본거지인 인간본성 탐구

모든 학문과 인간의 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뿌리는 바로 인간본성이다.

금융분쟁조정업무를 예로 들어보자.

이 업무는 권리자의 분쟁접수에 대하여, 사건의 사실관계조사를 하고 나서 불법행위여부를 판단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 필요한 직무는 사실관계의 정확한 조사능력(역사적 관찰), 정의와 공평의 견지(철학적 통찰), 창의적 의사결정(문학적 감수성과 직관)이다.

간추리면, 전문적인 업무수행에 인간본성에 바탕을 둔 인문학적 성찰(문•사•철)과 그 실천 태도가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본성을 깊이 탐구하여 도를 닦고 덕을 쌓아 자기만의 고유한 업무를 잘 수행한다면 참된 전문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라. 치양지를 통한 군자불기의 실천

격물치지를 통하여 인간본성의 탐구를 마치면 치양지를 실현하게 되는데 이 반열에 오른 사람이 바로 군자요, 보살이다. 이 사람들 이야말로 진정 내가 그리고자 하는 바람직한 전문가상이다!

전문가에 걸맞은 지침인 공자의 가르침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군자불기(君子不器)다. 풀이하면, 군자는 특정 용도로만 쓰이는 그릇이 아니라는 뜻이다. ​


한말로, "군자는 학식과 덕망을 두루 갖춘 완전한 인격자이다. 주요 역할은, 사람을 대하거나 세상을 다스리는 중요한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더 나아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한 가지의 특정한 목적에만 사용되는 기물이 되지 말라”는 말이다.

마. 소 결


글이 산만하여 요약한다.

격물치지(格物致知)를 통하여 치양지(致良知)를 실현한 자는 군자불기(君子不器)를 실천해야 한다.

군자불기의 마음을 가져야 참 Specialist란 뜻이다!


III. 결 어 : 전문가로 가는 길


전문가가 되려면 격물치지부터 해야 하는데, 그 시작은 인문고전의 독서이다.

이 글의 마무리 겸 글을 쓴 진짜 속내를 인문학 공부의 목적과 실천방법으로 대신한다.



가. 인문학공부 목적(인간본성 탐구)

자기 분야의 통찰력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잡서(雜書)를 멀리하고 인간본성을 탐구하는 인문고전을 가까이하라!

나는 세상의 책을 인문고전, 전문서적 그리고 잡서로 분류한다. 전문 서적은 어떤 영역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다룬 책이다. 잡서란, 여러 가지 잡다한 사실을 적은 것으로 분류가 명확하지 않은 책이다. ​이들이 인문고전과 다른 점은, 바로 인간본성의 탐구에 대한 태도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방향키가 없이 항해하는 배처럼 삶의 목적의 방향이 없어서 간혹 산으로 간다.

잡서를 읽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되도록 많이 읽어라. 건물을 높이 올리려면 대들보를 넓고 단단하게 해야 한다. 학문도 마찬가지로, 박학다식해야 깊이 물을 수 있다. 이들을 마주할 때는 인문고전이라는 태산준령을 넘기 위한 훈련과정이라 여기고 반드시 인간본성과 연결 짓도록 하자!

나. 실천 방법: 인문고전 독서

지식이라는 뼈대에 지혜라는 살과 얼을 덧붙이고 싶은가?

그렇다면, 슬기롭게 책을 읽어라! 이왕이면, 박학, 심문, 신사, 명변, 독행하라! (博學 審問 愼思 明辯 篤行)

널리 배우고, 자세하게 물으며, 신중하게 생각하고, 명확하게 판단하며, 충실하게 행하자는 뜻이다.

다. 마무리


우리 시대의 진정한 전문가는 인문학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탁월한 실무능력을 가지고 광범위한 이론 지식을 습득한 공인된 자격을 갖춘 자로 규정한다.

다시 말해, 그들이 바로 군자요, 보살이며, Impartial Spectator이다!

설사 그 반열에 오르지 못할지라도, 올곧은 선비의 길은 걷게 될 것이니, 스스로에게 신중하고 남에게는 정의와 자선을 베풀자!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헐뜯는 것은 절대 금하자!

그리고, ‘아는 것은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자! 그것이 바로 앎과 겸손의 시작임을 가슴깊이 되새기자!




※ 격물치지(格物致知)의 뜻과 방법


​1. 정 의

​주 희 : 사물과 사건의 윤리적 측면을 자세히 탐구하여 궁극적인 윤리적 앎에 도달하는 것

왕양명 : 사건을 윤리적으로 바로잡아 인간에게 양지가 갖춰져 있음을 드러내는 것

​2. 방 법

​주 희 : 경전 탐구

왕양명 : 선천적이며 윤리적인 정서적 앎인 양지를 발견하는 것

최한기 : 물리적 사물에 대한 탐구를 통해 과학적 지식을 쌓는 것​


3. 위당 정인보의 양지(良知)의 정의


자기 홀로 자기만 아는 가운데 스스로 속이지 못할 곳이 있거든, 그것이 분명하거든 그것이 바로 양지인 줄로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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