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한 짧은 생각 (2)
나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몇 가지 한다.
시쳇말로 가지가지한다!
그 대표적 예로는,
국부론과 자본론 그리고 정의론과 같은 고전을 원서(영역본)로 세 번 이상 읽거나,
베스트셀러 도서는 거의 안 보거나,
우리나라 정치 관련 신문과 뉴스는 안 보거나,
The Economist를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다 읽고, 법학책을 에세이 보듯이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영자신문의 사설(The FT View)을 필사하는 것인데, 지금부터는 이에 대한 얘기를 마저 하려 한다.
내가 날마다 보는 신문은 Financial Times다. 이것을 본지는 어언 16년이 지났다.
이 일간지에서 가장 아끼는 섹터는 바로 사설(Editorial)인 The FT View다. 사설은 국제적 • 국내적 시사문제에 관해서 신문사 또는 출판사가 그 회사의 의 책임으로 표명하는 의견이나 주장이다. 한마디로 해당 언론의 말이자 얼굴이며 씨알이라고 생각한다.
신문지 한 면의 약 4분의 1일 차지하는 이 부분을 나는 가장 정성을 들이며 읽는다. 사전을 지참하지 않고 한 번을 읽는다. 그다음 모르는 단어는 물론 이해가 되지 않는 용어와 뜻은 인터넷에서 모조리 찾아 꼼꼼히 읽는다.
퇴근 후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전체 문장을 다시 읽으며 간추린다. 마지막으로 단락(Paragraph) 별로 뜻을 헤아리고, MS Word로 베껴 쓴다.
모두 합쳐 5번을 읽은 셈이 된다.
필사(筆寫)란 우리말로 베끼어 쓴다는 뜻으로 글쓰기를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많이 활용한다. 한글뿐만 아니라 영어도 필사를 많이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와 같이 영자신문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수준 높은 경제신문의 사설을 필사하는 사람들은 못 봤다.
자부심이 대단하다.
필사를 장려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이것의 좋은 점은 책이나 글의 내용을 더욱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글을 잘 쓰게 되며 마음의 수양도 된다고 한다. 모두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래서 나도 그들을 따라 해 본다. 대신, 남들이 다하는 방식이 아닌 나만의 것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The FT View를 컴퓨터의 MS Word로 입력하는 것이다.
나도 영자신문의 사설을 필사를 하면 좋은 점을 몇 가지 읊을 수 있다.
우선, 남의 나라 말이라 읽을 때마다 해석이 달라져 베껴 쓸 때 즈음엔 그 내용이 모두 정리가 된다. 솔직히 뜻도 모르면서 베껴 쓰면 그건 바보나 할 짓 아닌가?
다음으로, 잘 모르는 단어나 어휘 그리고 시사용어를 별도의 Vocabulary Book에 의지하지 않고서도 잘 암기할 수 있다. 알파벳 순서로 나열된 보카시리즈 공부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 여긴다. 문맥 속에서 단어와 어휘의 뜻을 새겨야지 사전만 달달 외우고 종이를 씹어 먹는다고 다 되는 일인가! 우리 때는 진짜 그렇게 했던 사람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표준 영어의 기본교재를 보며 기본부터 고급까지 살아있는 영어표현을 익혀 언제든지 써먹을 수 있다. CNN이나 BBC속의 대화나 토론 그리고 외국계 자산운용회사의 투자설명회에서 발표자들의 말을 들어보라. 그게 이 신문에서 쓰인 어법과 어투로 말을 하지, 입트영이니 귀트영이니 하는 생활영어 교재 따위로는 택도 없다.
내 평생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영어로 글쓰기다.
영어로 읽기와 듣기는 어느 정도 기준점에 들어섰다. 하지만, 글쓰기와 말하기는 요원하다. 그러나 언제나 그래 왔듯이 수십 년 이상 묵묵히 공부하다 보면 이것 또한 이루지 못한 까닭이 어디에 있겠는가!
우공이산(愚公移山)과 우보천리(牛步千里)
너무도 좋은 말이다. 그래서 또 되뇌인다.
사설을 읽고 난 느낌과 생각을 간추리면,
(쟁점사항)
AI(Artificial Intelligence)등의 기계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을 떨쳐내고 어떻게 하면 그들을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자
(해결과제)
인문고전 독서를 통하여 인간의 고유 능력인 감성•상상력•고도의 분석 추론 능력•융합능력을 키워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법학공부를 통한 정연한 논리와 체계적 법리 전개로 AI(Artificial Intelligence)를 가지고 놀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