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by 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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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첫 번째는 “돈 생각은 하지 말고…….”

실제로는 늘 아주 지겹게 한다.


두 번째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쩌.”

꼬박꼬박 먹는 만큼 다 찐다. 전날 먹은 것이 다음날의 내가 된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이다.


세 번째는 “오늘은 내가 쏠게. 좋은 일이 생겼어.”

작년, 아니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친구들이 그렇게 말하며 밥을 샀다. 돈 굳었네 하는 생각도 잠시 자식이 잘 되고, 남편이 잘 되고, 본인이 잘 되고, 유산을 미리 받는 등등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는 뭔가 싶다. 언젠가 갚을 날이 있겠지, 벼르고 있는데 해가 바뀌어도 감감무소식이다.


‘순서를 좀 바꿔볼까?’

얼마 전부터 나는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친구들을 만나면 커피를 샀고 소박한 밥도 샀다.

“같이 내지 왜?”

친구가 물으면.

“어어, 좋은 일이 좀 있어서……, 이번엔 내가 살게.”

씨익, 자신 없는 미소를 지으며 내가 대답했다.

“무슨 일인데?”

“나중에, 나중에 말해줄게.”

미리 베푼 친절이 자석처럼 행운을 끌어당기길 살짝 바라며 뒷말을 얼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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