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꼼마에 가끔 간다. 지하철에서 내려 조금 걸어야 하는데, 처음엔 그 주변이 온통 벌판이었다. 억새와 갈대가 우거지고 작은 물웅덩이들이 있어서 때가 되면 맹꽁이가 울었고 개구리가 뛰어놀았다. 바람도 자유롭게 오고 갔다. 빈 땅은 행간처럼 많은 것을 품고 있었다.
어느 날 그 땅에 연두색 철망 울타리가 쳐졌다. 다음번엔 잡초가 제거됐고, 얼마 후 땅을 파기 시작하면서부터 안이 보이지 않도록 가벽이 세워졌다. 대형 트럭에 실린 철근이 들어가고 레미콘 트럭이 들락거리며 콘크리트를 붓는 장면이 조금씩 보인다 싶으면 어느새 건물은 모양을 갖추고 페인트를 칠한 다음 유리창을 끼웠다.
설명이 많은 글처럼 빽빽해지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북 카페 꼼마로 들어갔다. 높은 천장과 마음껏 볼 수 있는 신간 서적, 맛있는 커피, 편안한 테이블과 의자, 온도와 습도가 쾌적하게 관리되는 공간을 누리다가 문득 미심쩍은 생각이 들었다.
그 많은 맹꽁이와 개구리는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