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일
당신은 나의 사랑을 받고 나는 그런 당신을 잡지 못하는
by
투투
Dec 26. 2023
부자가 되게 해달라는 것도
나라를 다스리게 해달라는 것도
하늘에 떠 있는 해와 달을
달라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나의 곁에서 곤히 숨을 쉬며
긴 속눈썹을 두 눈에 붙이고 잠을 자는
이 생명체를 내게 달라고, 구했다.
차라리 한 나라를 달라고 할 걸 그랬어.
끝이 보이지 않는 은하수를 달라고 할 걸 그랬어.
내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를
나는 너무 납득한다.
너는 내게 너무 과분한 사람이어라.
차라리 벼락 부자가 되는 것이,
생명체가 살아숨쉬는 우주 하나를
통 크게 구하는 것이,
더 쉬웠을 것이다.
이것들이 너보다 가치가 없음을 알아.
오히려 그것들을 얻는 것이 더 쉬웠을 것이야.
그래서 나는 내 기도가 이뤄지지 않았음에
원망하지 않는다.
그래 너를
우주 따위와, 돈 따위와, 쓰면 쓸수록
창피해지는 글자들 뿐인 것들 중
무엇과 비교할 수 있나? 너의 가치를.
그러니 너는 나같은 작은 존재에게
담기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은 너무 당연하고 당연하다.
마치 아침이 되면 해가 늘 그 자리에 뜨고
봄에 피는 아름다운 벚꽃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흔들리고-,
아, 그러는 것처럼 말이야.
네가 내게 사랑받는 것은 당연하고
내가 네게 사랑받을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
너의 가치를 무엇과 비교하랴.
곤히 자는 내 사랑이여,
너의 가치를 무엇과 비교할까?
내가 너를 붙잡지 못하는 것이
내겐 너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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